서울 노후 도심에 아파트 6만 가구를 공급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모에 강남 3구를 포함한 16개 자치구, 44개 구역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공모는 주민이 직접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용적률 완화와 절차 간소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시장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7월 중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여 주택 공급 부족 해소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서울 도심 내 노후 지역을 고밀 개발하여 신규 아파트를 공급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하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공모에 총 6만 가구 규모의 주민 제안이 접수되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서울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후보지 공모 마감 결과, 강남 3구인 서초·강남·송파구를 포함한 16개 자치구 내 44개 구역에서 제안서가 제출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 정비사업의 한계를 공공 주도의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으로 극복하려는 시장의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에 접수된 44개 구역의 전체 면적은 약 281만 6,000㎡에 달하며 유형별로는 저층 주거지 유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주택공급활성화지구인 저층 주거지 유형이 25곳(198만 3,000㎡)으로 가장 많았으며, 역세권 중심의 주거상업고밀지구는 16곳(67만 4,000㎡)이 참여했다. 준공업지역 유형인 주거산업융합지구는 3곳(15만 9,000㎡)에서 제안서가 제출되어 도심 내 다양한 토지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높게 나타난 점은 향후 사업 추진의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제안서를 제출한 44곳 중 약 61%에 해당하는 27개 구역이 사업 참여 의향률 30%를 초과하여 후보지 선정 평가 가점에서 만점을 확보했다. 주민이 직접 사업을 제안하고 높은 동의율을 확보함에 따라 과거 관 주도의 일방적 지정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의 수용성과 실현 가능성을 동시에 높였다는 평가다.
도심복합사업은 재개발 등 기존 민간 정비사업이 사업성 부족으로 난항을 겪는 지역에 공공이 개입하여 토지주에게 규제 특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 유형의 경우 3종 일반주거 및 준주거지역에서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4배까지 확대 적용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이러한 규제 완화 특례는 오는 2029년 4월까지 3년 한시적으로 적용되어 주민들의 조속한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과감히 생략하여 주택 공급의 시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조합 설립이나 관리처분계획 등 민간 사업에서 통상 수년이 소요되는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공급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현재 관리 중인 전체 49개 사업지 8만 7,000가구 중 29곳(4만 8,000가구)이 이미 복합지구로 지정되었으며, 그중 9개 구역(1만 3,000가구)은 사업 승인 절차까지 완료된 상태다.
공급 가시화 단계에 진입한 사업장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도심 주택 공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올해 인천 제물포역 인근 복합지구 3,500가구가 후보지 선정 5년 만에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공공 주도 사업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서울 시내 주요 후보지에서도 본격적인 착공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 공급 정책의 연속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정부는 제도적 보완과 현장 지원 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재평 국토교통부 주택공급정책관은 "이번 공모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는 도심복합사업에 대한 현장의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선된 제도를 바탕으로 후보지 선정 이후에도 사업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하며 행정적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공 주도 사업이 가지는 획일적인 설계와 민간 대비 낮은 브랜드 선호도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 토지주들의 재산권 행사 제한이나 향후 분담금 산정 과정에서의 갈등 가능성은 사업의 장기적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불안 요소로 꼽힌다. 따라서 선정 이후에도 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민간의 창의성을 일부 수용하는 유연한 운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에 접수된 제안 부지에 대해 자치구 검토와 서울시 협의를 거쳐 선정위원회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거 환경 개선 효과와 사업성, 주민 동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종 선정 결과는 오는 7월 중 발표된다. 법치와 시장 질서에 기반한 신속한 공급 대책이 서울의 만성적인 주택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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