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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공학회 "삼성전자 총파업은 국가 생태계 붕괴 신호탄…AI 경쟁력 상실 우려"

이성경 기자
반도체공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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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산업의 중추인 삼성전자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는 물론 연구계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반도체공학회는 파업 예고를 나흘 앞둔 시점에서 노사 양측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며 국가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생태계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현재 대한민국 수출의 약 40%를 담당하는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는 단순한 기업 내부의 노사 갈등을 넘어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변수로 부상했다. 반도체공학회는 17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협상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그 여파가 노사 당사자를 넘어 협력사와 연구계, 후속 인력 양성 단계까지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경제적 비중과 기술적 상징성이 국내 산업계에서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은 과거 국가 수출의 20%를 담당했으나 현재는 40%에 육박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이 거대한 경제적 버팀목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며 수많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과 긴밀한 상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학계와 연구계 역시 삼성의 반도체 생태계 안에서 기술을 교류하며 성장해 왔기에 이번 파업의 파괴력은 개별 기업의 차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단행하는 시점이라는 사실은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내부 갈등으로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지금은 노사가 힘을 모아 AI 시대의 첨단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매진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반도체공학회는 2017년 출범한 국내 최초의 반도체 전문 학회로 전직 장관 등 최고 권위자들이 포진하여 산업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최기영 서울대 공대 명예교수가 회장을 맡아 학계와 산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학회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차대한 이 시기에 노사 양측은 국가 경제와 반도체 산업 전체에 미칠 치명적인 파급 효과를 깊이 감안해 부디 원만하게 협상을 마무리해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이례적으로 강력한 대응 의지를 피력하며 노사 양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18일 열리는 중앙노동위원회 교섭이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파업 고집 시 긴급조정권 발동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행정적·정책적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번 파업이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노동권 행사이며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노조 측은 근로 조건의 실질적 개선과 합리적인 보상 체계 마련이 장기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와 인재 유출 방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러한 시각은 산업 생태계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 보장이라는 가치 사이에서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중심으로 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이며 이는 국내 증시와 대외 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주요 외신들은 한국 반도체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삼성전자의 생산 라인 가동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반도체는 적기 생산과 공급이 생명인 장치 산업이기에 단 하루의 가동 중단도 천문학적인 손실과 고객사 이탈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향후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를 통해 극적인 타협점을 찾기 위한 최종 담판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협상의 결과는 삼성전자 한 기업의 노사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향후 10년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질서의 안정적 유지와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사 양측의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타협이 절실한 시점이다.

반도체공학회의 이번 호소는 기술 패권 전쟁 속에서 한국 반도체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투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계는 생산 현장의 혼란이 연구 현장으로 전이되어 미래 인재 육성 체계가 무너지는 상황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은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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