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대전 유성구청장 선거가 500억 원 규모의 기술 투자 펀드 조성과 숙원 사업인 대전교도소 이전을 핵심 축으로 하는 양자 대결 구도로 급격히 재편됐다. 여야 후보들은 각각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한 자본 생태계 구축과 도시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인프라 해소를 전면에 내세우며 유성구의 경제 지도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대전 유성구청장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이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공약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세 대결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용래 후보는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대규모 정책 펀드 조성을 제시했으며, 국민의힘 조원휘 후보는 10년째 답보 상태인 교도소 이전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양측의 공약은 각각 미래 기술 투자와 도시 인프라 재구조화라는 서로 다른 지향점을 보이고 있다.
정용래 후보는 유성구 어은동과 궁동 일대를 글로벌 스타기업의 요람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지역투자 펀드' 조성을 공식화했다. 이 사업은 지방정부 기금과 민간 자본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정책 펀드를 구성하고,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 실증부터 판로 개척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펀드의 운용 기간은 8년으로 설정하여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는 벤처캐피탈(VC) 등 관련 업계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약 500억 원 규모의 민간 자본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지역 주민들이 부동산과 같은 비생산적 자산이 아닌, 사람과 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겠다"며 유성구를 글로벌 창업중심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기존의 관 주도 행정에서 벗어나 민간 시장의 역동성을 공공 영역에 적극적으로 접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기술 실증과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이번 펀드 조성 계획은 유성구의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카이스트와 대덕연구단지가 인접한 어은동과 궁동은 우수한 인적 자원과 기술력이 집중된 곳으로 평가받는다. 정 후보는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맞서는 조원휘 후보는 유성 지역의 최대 숙원 사업인 대전교도소 이전 문제를 해결하여 도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조 후보는 현재 대전교도소가 준공 후 40년이 경과하여 시설 노후화와 과밀수용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지적하며 조속한 이전을 촉구했다. 특히 2017년 국정과제로 반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사업 추진이 지연된 점을 강력히 비판했다.
조 후보는 광역 행정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중앙정부 및 대전시와 긴밀히 협조함으로써 이전 사업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손잡고 교도소 이전 부지에 문화, 체육, 공원 등이 어우러진 복합개발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유성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여당 후보로서의 실행력을 강조하며 지역 유권자들의 실익을 공략하려는 포석이다.
조 후보는 대전교도소 이전 지연의 책임을 현 행정 체계와 지역 정치권의 결집력 부족으로 돌리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유성 지역 국회의원과 구청장, 대전시가 한목소리를 냈다면 사업 추진 속도가 훨씬 빨라졌을 것이라며 상대 후보를 정면으로 직격했다. 이는 행정의 효율성과 정치적 추진력을 중시하는 보수 층의 결집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교도소 이전 부지의 활용 방안은 유성구의 도시 공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로 꼽힌다. 조 후보가 제시한 문화와 체육이 어우러진 복합개발 방식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낙후된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지역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전형적인 개발 중심의 공약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유성구청장 선거가 혁신 성장 모델과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두 가치의 정면 대결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 후보의 공약이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술 창업 생태계 조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조 후보의 공약은 하드웨어 중심의 도시 계획 장애물 제거에 집중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유성구의 미래 지형을 바꾸겠다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하고 있으나 방법론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공약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은 민간 투자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시장 상황이 전제되어야 하며, 교도소 이전 역시 법무부 등 관계 부처와의 복잡한 행정 절차와 막대한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선심성 공약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과 이행 시계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성구는 대덕특구와 대학가가 밀집해 있어 교육열이 높고 합리적인 투표 성향을 가진 유권자가 많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번 공약 경쟁은 단순한 정당 지지도를 넘어 누가 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지역 발전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후보 등록 이후 펼쳐질 공식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유권자들의 검증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선거의 승패는 유성의 미래를 기술 자본의 중심지로 만드느냐, 혹은 고질적인 도시 문제를 해결하여 정주 환경을 혁신하느냐에 대한 주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두 후보가 제시한 공약은 유성구의 경제적 위상을 결정지을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가 제시한 사업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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