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의회 기초의원 선거에서 거대 양당 후보들만 등록해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되자 지방자치 근간을 흔드는 '무임승차'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심경숙 후보는 이를 시민 주권 박탈로 규정하고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강력히 촉구하며 삭발을 감행했다. 이번 사태는 2인 선거구제 개편이 소수 정당의 진입을 막고 유권자의 선택권을 원천 봉쇄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경남 양산시의회 마선거구에서 거대 양당 후보 2명만이 등록을 마쳐 투표 절차 없이 당선이 확정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이번 선거구 개편 과정에서 기초의원 선출 인원이 조정됨에 따라 경쟁 구도가 사라진 결과다. 양산시의회 아선거구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심경숙 후보는 이러한 무투표 당선 결정을 강력히 비판하며 집단적인 항의의 뜻을 밝혔다.
심 후보는 양산시의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삭발식을 통해 선거 제도의 모순을 고발했다. 그는 이번 무투표 당선이 주민의 검증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행위이며 지방 정치의 퇴보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심 후보는 "주민 검증을 배제하는 '묻지마 당선'은 시민 주권을 박탈하는 행위로 우리 정치는 중대선거구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명확히 선언했다.
양산시의회 마선거구는 동면 개곡리, 법기리, 여락리, 사송리, 내송리, 금산리, 가산리를 관할하는 지역으로 선거구 개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해당 선거구는 과거 시의원 3명을 선출하던 지역이었으나 이번 선거를 앞두고 아선거구가 신설되면서 2인 선출 선거구로 축소되었다. 선거구 획정 작업이 늦어지면서 소수 정당이 대응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 점도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지난 15일 마감된 후보 등록 결과 마선거구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선주 후보와 국민의힘 정숙남 후보 단 2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선출 인원과 등록 후보 수가 일치함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의거해 이들의 당선은 투표 없이 확정되었다. 양산 지역 선거 역사상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되었다.
심 후보는 무투표 당선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으로 기초의원 2인 선거구제를 지목하며 제도적 결함을 비판했다. 거대 양당이 각각 1명씩 의석을 나눠 먹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소수 정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유권자의 선택지는 좁아졌다는 논리다. 그는 이러한 구조적 모순이 지방정치의 책임성과 대표성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무투표 당선은 후보자 개인에게는 행운일 수 있으나 민주주의 관점에서는 심각한 결함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심 후보의 입장이다. 유권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선택할 권리를 상실한 채 결정된 결과를 수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심 후보는 "후보자들은 행운일지 모르겠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일"이라며 지방정치의 대표성 강화를 위해 중대선거구제 실현이 시급함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조국혁신당이 무투표 당선이 발생한 선거구에 후보를 내지 못한 배경에 대해서도 해명이 이어졌다. 심 후보는 선거구 개편 논의가 지나치게 늦게 타결되면서 물리적으로 후보자를 구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선거구 획정 지연이 거대 양당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신생 정당이나 소수 정당에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무투표 당선 역시 법적 절차에 따른 정당한 결과이며 후보를 내지 못한 정당의 역량 부족을 탓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선거구 개편은 인구 편차를 해소하기 위한 행정적 조치였으며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를 위해 조정된 것이 아니라는 반론이다. 하지만 유권자의 투표권이 행사되지 않은 채 당선자가 결정되는 상황이 민주주의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방의회 무임승차 논란은 향후 정치권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 논의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수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2인 선거구제가 양당 독점 체제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무투표 당선 선거구를 줄이고 다양한 정치적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선거법 개정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산시의회 마선거구의 사례는 전국적인 기초의원 선거 구조의 문제점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시민 주권을 보호하고 지방자치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선거구 획정의 투명성과 경쟁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보완되어야 한다. 향후 전개될 지방선거 과정에서 무투표 당선 방지를 위한 중대선거구제 논의가 실질적인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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