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최선의 노력과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공식 요청했다. 6년 만에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거행된 이번 국가기념식에는 여야 지도부를 포함한 3,000여 명의 인파가 집결해 민주주의 계승의 의지를 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정부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헌법 수록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약속임을 강조했다. 이는 취임 후 첫 기념식 참석으로,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국가 법질서의 근간인 헌법에 명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이번 기념식은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라는 주제 아래 1980년 당시 항쟁의 최후 거점이었던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개최되었다. 5·18 역사 현장에서 국가기념식이 열린 것은 지난 2020년 40주년 기념식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대거 참석하여 자리를 지켰다.
기념식의 서막은 5·18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을 마친 옛 도청의 개관을 기념하는 국기 게양식으로 시작되었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진입 직전 도청에서 마지막 가두방송을 했던 박영순 씨가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낭독하며 현장의 역사성을 더했다. 정부는 이번 복원 사업을 통해 광주 시민들이 지도부를 운영하며 계엄군에 저항했던 최후 항전지의 원형을 보존하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이 한국 현대사에서 갖는 연속적 가치를 상세히 기술했다. "4·19 혁명과 부마항쟁,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은 6월 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진단이다. 특히 그는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을 위해 여야가 정치적 계산을 버리고 초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수사를 넘어 실질적인 개헌 논의의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법학 전문가는 "대통령이 국가기념식이라는 공식 석상에서 헌법 전문 수록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입법부를 향한 강력한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이는 향후 개헌 정국에서 5·18 정신 계승이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문화예술적 요소를 결합한 기념 공연 '오월의 기억'은 연대와 화합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했다. 항쟁 당시 지도부 홍보부장이었던 박효선 열사가 창단한 극단 '토박이'가 참여해 오월의 정신을 다룬 문학 작품들을 낭독했다. 이어 광주시립발레단원 80여 명은 옛 도청 건물을 배경으로 민주주의 계승을 주제로 한 웅장한 군무를 선보이며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에서는 참석자 대부분이 주먹을 흔들며 노래를 함께 불렀다. 이 대통령 역시 여야 대표들과 나란히 서서 오른 주먹을 앞뒤로 흔들며 제창에 동참했다. 다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주먹을 흔드는 동작 없이 노래만 부르는 모습을 보여, 여권 내부의 복잡한 기류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5·18 정신의 헌법 수록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관련 개헌안 투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거나 보이콧을 검토하면서 당내 갈등이 표출된 바 있다. 실제로 장동혁 대표는 기념식장에서 문재학 열사의 유족으로부터 참석 자격에 대한 항의를 받는 등 냉랭한 민심을 확인해야 했다.
시장 질서와 법치를 중시하는 보수 진영 내에서도 헌법 전문 수록이 가져올 사회적 비용과 합의 과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헌법은 국가의 최고 규범인 만큼 특정 사건의 정신을 수록하는 데 있어 국민적 합의의 밀도가 더욱 높아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초당적 결단을 요청함에 따라 반대 여론이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5·18 정신의 헌법 수록 논의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 등 실무적인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번 기념식을 기점으로 옛 전남도청을 공식 개관하고 시민들에게 개방하여 민주주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광장 정치가 제도권 내의 헌법적 가치로 승화될 수 있을지, 이제 공은 입법부의 협치 역량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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