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경제6단체가 정부에 긴급조정권 발동을 공식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루 최대 1조 원의 직접 손실이 예상되는 반도체 라인 멈춤을 막아야 한다는 경영계의 호소에 노동조합은 정부가 사측의 논리만을 대변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 핵심 산업의 존립과 주주 권리 침해 논란으로까지 확산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예고 시점이 다가오면서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6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계획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노조가 기존 입장만을 고수하며 국가 핵심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하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경제계는 특히 정부를 향해 파업 발생 시 즉각적인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구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긴급조정권은 국민 경제에 현저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하는 강제 중재 절차다. 경영계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의 특성상 산업 생태계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임을 경고했다.
정부 역시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심각하게 인지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최근 대국민담화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단 하루만 정지되어도 최대 1조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생산 공정은 미세한 멈춤만으로도 전체 라인이 마비되어 정상화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이러한 정부와 경제계의 압박에 대해 사측의 논리를 그대로 대변하는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배제한 채 국민적 불안감만 조성하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정부의 중재 역할이 공정성을 잃었으며 특정 한쪽의 주장만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감을 표했다.
노조는 반도체 라인 중단 시 발생하는 피해 규모가 과장되었다는 기술적 반론도 제기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설비 점검이나 유지 보수를 위해 공정 조정을 목적으로 라인을 일시 중단하고 재가동하는 작업이 빈번하게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를 수개월의 마비나 전면 폐기로 연결 짓는 것은 현장 실무와 거리가 먼 과도한 공포 마케팅이라는 것이 노조의 시각이다.
현재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지급 체계의 명문화와 지급 규모 확대에 집중되어 있다. 노조는 기존에 연봉의 50퍼센트로 설정되어 있던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퍼센트를 일률적으로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 기업 이익의 배분 방식을 단체협약에 명시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노조의 요구에 대해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까지 나서며 갈등은 노사 관계를 넘어 주주와의 충돌로 번졌다. 주주단체는 영업이익에 기계적으로 연동된 성과급 일률 지급 방식이 상법상 자본충실의 원칙과 배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노조의 요구가 주주의 재산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라며 필요시 모든 적법한 절차를 밟겠다고 천명했다.
주주운동본부 측은 "단체협약에 15퍼센트 성과급을 명문화하라는 것은 단순한 임금 협상의 범위를 넘어 주주의 재산권과 직결되는 근본적 사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영업이익은 주주 배당과 미래 투자의 재원이 되어야 함에도 이를 노조의 전유물로 명문화하는 것은 배당 법리와 충돌한다는 논리다. 이는 기업 경영의 효율성과 시장 질서를 중시하는 보수적 시장 관점과 궤를 같이한다.
물론 노조 측은 이번 투쟁이 헌법상 보장된 정당한 노동 기본권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들은 사측이 제시한 피해 논리가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노조는 정부가 사용자 편에 서서 긴급조정권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대신 공정한 중재자로서 사실에 기반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향후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고 파업 전 마지막 담판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교섭은 사실상 파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평가받으며 결과에 따라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어 21일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와 그에 따른 노정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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