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국민의힘 전주시장 공천 검증 구멍…'사퇴 시한 위반' 조양덕 후보 등록 강행 파문

음영태 기자
국민의힘 전주시장 공천 검증 구멍…'사퇴 시한 위반' 조양덕 후보 등록 강행 파문
©연합뉴스

 

공직선거법상 입후보 제한 규정을 위반한 조양덕 국민의힘 전북 전주시장 후보가 당의 사퇴 요구와 선거관리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후보 등록을 강행했다. 이번 사태는 정당의 온라인 공천 시스템이 지닌 검증 한계와 선관위의 미온적인 행정 처리가 맞물려 발생한 법치 질서 교란 사례로 평가된다. 조 후보는 인터넷신문 발행인 사직 기한인 선거일 전 90일을 지키지 않아 명백한 등록 무효 사유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명분을 내세워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조양덕 국민의힘 전주시장 후보의 등록 강행은 현행 공직선거법의 근간을 흔드는 명백한 법규 위반 사례로 확인됐다. 현행법은 언론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터넷신문 발행인이나 경영자가 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사퇴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조 후보는 지난 5월 2일에야 발행인 직을 사직함으로써 법정 기한을 수개월 넘긴 상태에서 15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는 입후보 제한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향후 선관위 심의를 통해 등록 무효 처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의 공천 검증 시스템은 이번 사태를 통해 심각한 구조적 결함을 드러냈다. 이번 전주시장 후보 공천은 중앙당 차원에서 온라인 접수를 통해 진행되었으나 후보자의 세부 이력이나 결격 사유를 걸러내는 필터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후보 등록 당일인 지난 15일에야 조 후보의 지분 내역과 사직 시점을 파악하는 등 기초적인 사실 확인조차 사전에 수행하지 못했다. 당 관계자는 "후보자가 공천 신청 서류나 예비후보 등록 시 관련 이력을 기재하지 않거나 누락하면 당 구조상 사실상 알 방법이 없다"며 시스템의 한계를 자인했다.

정당 차원의 강력한 사퇴 권고가 이어졌음에도 조 후보는 독자 노선을 고수하며 등록을 밀어붙였다. 전북도당은 결격 사유를 인지한 즉시 조 후보에게 기탁금 1,000만 원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즉각적인 등록 철회를 요구하고 공천 취소 의사까지 전달했다. 하지만 조 후보는 이러한 당의 방침을 정면으로 거부하며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는 공당의 후보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법적 적격성보다 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우선시한 결과로 풀이된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모호한 행정 처리가 조 후보에게 잘못된 신호를 주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적으로 명확한 결격 사유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선관위가 접수 단계에서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지 않고 서류를 수리한 점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도당 관계자는 "선관위가 우선 서류를 받고 심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바람에 후보가 자격 유지에 대한 헛된 기대를 걸게 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행정 기관의 미온적 대처가 법 위반 후보자의 등록 강행을 방조했다는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대목이다.

조 후보는 자신의 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지역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한 결단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직 규정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실책은 인정하나 단순히 기탁금을 돌려받기 위해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는 "일당독점 형태인 전북 정치권에 경종을 울리고자 등록을 강행한 것"이라며 "선관위 심의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으며 주변에 피해가 가기 전 자진 사퇴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진보당 전북도당을 비롯한 지역 정가는 이번 사태를 선관위와 집권 여당의 총체적 무능이 불러온 참사로 규정하고 있다. 진보당은 논평을 통해 후보자의 가장 기본적인 자격 요건조차 검증하지 못한 선관위의 행태가 선거의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부실 검증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조 후보에 대한 신속한 등록 무효 처리를 촉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시장 질서와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보수 정당 내에서도 이번 부실 공천 논란은 향후 선거 가도에 심각한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정당 공천의 책임성과 법치 행정의 엄정함을 묻는 중대한 기로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특정 후보의 개인적 명분이 실정법의 명확한 규정을 앞설 수 없으며 이를 방치할 경우 선거 제도 전체의 형평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학 교수는 "공직선거법의 사퇴 시한 규정은 언론 권력의 선거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이를 위반한 후보의 등록을 허용하는 것은 법치주의 근간을 부정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선관위의 결정에 따라 조 후보의 자격 박탈 여부가 최종 확정될 전망이며 이는 지역 정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 오후 위원회를 소집하여 조 후보 측의 소명을 청취한 뒤 등록 무효 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만약 등록 무효가 결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전주시장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공천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유권자들의 정당 신뢰도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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