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이 미중 정상회담 직후 긴급 통화를 통해 한반도 안보 현안을 논의한 가운데,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실무 협의 구체화를 위해 18일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방미는 정상 간 합의된 북핵 공조 체계를 공고히 하고, 원자력 연료 농축 및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조인트 팩트시트'의 핵심 과업을 실행 단계로 전환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이 미중 정상회담 직후 고위급 외교 채널을 가동하며 한반도 평화 유지와 안보 현안 해결을 위한 실무 협의에 본격 착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18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하여 오는 21일까지 현지에서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과 연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30분간 통화하며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북한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한 직후 이뤄지는 후속 조치다. 정부는 정상 간의 정책적 공감대를 실무적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외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내용의 상당 부분을 북한 문제와 한반도 정세 안정에 할애하며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과의 만남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향후 대화가 재개될 경우 한국 측에 가장 먼저 연락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존중하고 양국 간 긴밀한 정보 공유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차관은 이번 방미를 통해 이러한 정상 간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북 전략을 조율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현지 시간 19일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을 면담한 데 이어 20일에는 크리스토퍼 랜도 부장관과 만나 포괄적인 안보 협력을 논의한다. 후커 차관과의 우선 면담은 그가 북한 현안을 실무적으로 관장하고 있어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한반도 이슈를 보다 상세히 청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백악관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발표한 만큼, 중국의 실질적인 이행 의지와 미측이 파악한 북한의 내부 동향을 공유받는 것이 이번 회동의 핵심 과제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의 충실한 이행은 이번 방미에서 다뤄질 가장 중대한 경제 안보 현안이다. 해당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원자력 연료 농축 및 재처리 권한 확보와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관한 원론적 합의가 포함되어 있으나, 그간 실무 협의는 다소 지연되는 양상을 보였다. 박 차관은 전날 정상 간 통화에서 합의 이행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을 계기로 미측 범정부 대표단의 조속한 방한과 실무 협의체 가동을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의 독자적인 에너지 안보와 국방 역량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절차다.
안보 협력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양국 간의 미세한 갈등 요소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정무적 설득 작업도 병행될 예정이다. 박 차관은 미 의회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쿠팡 관련 사안 등 한국 기업의 이해관계가 얽힌 쟁점에 대해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쿠팡 측이 미 의회를 상대로 활발한 로비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러한 경제적 이슈가 한미 안보 협력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과 안보가 결합된 현대 외교의 특성상 경제적 마찰을 최소화하는 것이 동맹의 결속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 속에서 한국이 목표로 하는 안보 주권 확보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나 원자력 연료 재처리 권한은 미국의 국내법적 규제와 국제적인 핵확산 방지 체제(NPT)라는 복잡한 매커니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맹의 결속력이 강화되는 추세와는 별개로 실무 차원에서의 기술적, 법적 조율 과정은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계적 중립성에 기반한 냉철한 국익 계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중 정상회담 계기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 협의가 이뤄진 것을 평가한다"며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며 미중 등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차관급 방미를 통해 한미 동맹의 외연을 넓히고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박 차관의 귀국 이후 발표될 실무 협의 일정과 합의 이행의 속도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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