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일본서 20명 사망한 혈관염 신약 '타브네오스', 국내 시판 전 긴급 안전 점검 착수

정휘 기자
일본서 20명 사망한 혈관염 신약 '타브네오스', 국내 시판 전 긴급 안전 점검 착수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본에서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혈관염 치료제 '타브네오스'가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 시판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까지 국내 환자지원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약물을 투여받은 76명 중 사망이나 중증 부작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간 독성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국내외 이상 사례에 대한 정밀 역학 조사와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브네오스캡슐(성분명 아바코판)은 지난 2023년 9월 활동성 중증 육아종증 다발혈관염 치료를 목적으로 국내 희귀의약품 허가를 취득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확인 결과 이 치료제는 허가 이후 현재까지 국내 시장에서 정식으로 유통되거나 판매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대규모 사망 사례와 관련하여 국내 환자 및 의료계의 불안이 확산되자 보건 당국이 즉각적인 현황 파악 및 대응 지침 마련에 나선 것이다.

활동성 중증 육아종증 다발혈관염은 신체의 작은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가 없으면 장기 손상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타브네오스는 이러한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국내에서도 신속하게 희귀의약품 지위를 부여받아 제도적 편의를 제공받았다. 보건 당국은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허가 절차를 효율화하면서도 안전성 확보를 위한 법적 장치를 병행하여 운용해 왔다.

일본 내 보고에 따르면 미국에서 개발된 이 혈관염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 중 20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보건 당국은 사망자 중 일부 사례에서 약물 복용과 사망 사이의 인과 관계가 아직 불분명하다는 점을 명시하면서도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신약의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과 시판 후 조사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정식 시판 전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희귀의약품 환자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환자에게 약물이 제한적으로 공급된 바 있다. 총 76명의 환자가 제약사의 무상 지원을 통해 해당 약물을 투여받았으나 현재까지 일본과 같은 담관 소실 증후군이나 사망 사례는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이들 투여군을 대상으로 부작용 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추적 관찰하며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담관 소실 증후군(VBDS)은 간 내 미세 담관이 파괴되어 담즙 정체와 간부전을 유발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분류된다. 타브네오스의 국내 허가 사항에는 간 독성 및 담관 소실 증후군 발생 가능성이 이미 명기되어 있어 의료진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는 약물이 간 기능을 저하시키거나 담관을 파괴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사전에 경고한 조치로 시장 출시 전부터 엄격한 관리 기준이 적용되었음을 의미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보고된 이상 사례 현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모든 투여 환자에게 간 독성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재차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간 독성 검사를 시행하는 등 간 기능 이상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의료 현장에 지시하고 관련 수치를 주기적으로 보고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해외 사례의 구체적인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감시망을 늦추지 않고 법치에 기반한 안전 행정을 지속할 방침이다.

환자지원프로그램은 정식 출시 전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제약사가 약물을 공급하는 제도로 엄격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운영된다. 국내 투여자 76명은 이러한 제도의 수혜자들로 이들에 대한 안전 관리는 일반 시판 의약품보다 더욱 높은 수준의 정밀도가 요구된다. 현재까지 확보된 임상 데이터상 국내 환자들의 내약성은 양호한 편이나 당국은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검증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약 도입 과정에서 지나치게 보수적인 규제를 적용할 경우 희귀병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일본의 사례 역시 투약 환자의 고령화나 기저질환 등 개별적 특수성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다만 국민의 생명권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 아래 의약품의 안전 무결성은 시장의 효율성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지배적이다.

향후 식약처는 일본 보건 당국과의 긴밀한 정보 공유를 통해 타브네오스의 위해성 여부를 최종 판단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행정 조치를 단행할 예정이다. 국내 정식 시판 허가 이후에도 시판 후 조사(PMS) 기간을 연장하거나 강화하여 안전성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제약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보건 주권을 수호하고 환자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의료 전문가들은 타브네오스를 투여 중인 환자가 황달, 극심한 피로감, 소변 색 변화 등 간 이상 징후를 느낄 경우 즉시 투약을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보건 당국 또한 의료 현장에서의 이상 사례 보고가 누락되지 않도록 신고 체계를 재점검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약속했다. 식약처는 향후 일본 측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내 전문가 자문 회의를 소집하여 해당 약물의 국내 유통 지속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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