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당뇨병 치료제로 확대하기 위해 국내 임상 3상 시험의 대상자 투약을 전격 시작했다. 이번 임상은 기존 치료제로 혈당 조절이 어려운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최종 종료 시점은 2028년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이를 통해 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이 비만 신약으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응증을 당뇨병으로 확대하며 만성질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18일 공시와 발표를 통해 국내 임상 3상 시험에서 첫 대상자 투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자체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기반으로 한 신약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임상 시험은 기존 당뇨병 표준 치료제인 메트포르민과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혈당 수치가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연구진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병용 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유효성과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방침이다. 임상 3상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8년경에는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최종 결과물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의 치료제다. GLP-1은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당뇨와 비만 치료에 동시에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이다. 랩스커버리 기술은 약물의 반감기를 늘려 투여 횟수를 줄임으로써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신약 후보물질은 지난 2015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 수출되며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글로벌 가능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은 바 있다. 비록 2020년 사노피로부터 권리가 반환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한미약품은 이를 포기하지 않고 자체 개발 기조를 유지하며 한국형 비만 신약으로 임상 궤도를 수정해 왔다. 이번 당뇨병 임상 재개는 과거 사노피가 검증했던 데이터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치료제를 공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의 이 같은 행보를 R&D 효율성 제고와 수익 구조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미 글로벌 임상을 통해 탁월한 혈당 조절 및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한 바 있는 검증된 자산이다"라며 "국내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대사질환 분야의 선두 주자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당뇨병 임상과 별개로 비만 치료제로서의 상용화 단계에 이미 진입한 상태다. 한미약품은 올해 하반기 중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 신약으로 국내 시장에 우선 출시할 계획을 수립했다. 최근에는 멕시코 제약사와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확보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GLP-1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서의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상 종료 시점인 2028년까지 시장 환경이 급변할 수 있으며, 경쟁 약물들의 특허 만료와 신규 경쟁자의 등장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식습관과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한국형 신약'이라는 프레임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외에도 차세대 대사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근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체중 감량 효능을 극대화한 삼중 작용제 HM15275의 개발은 시장의 기대를 모으는 핵심 과제다. 이는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고령화 시대의 건강한 다이어트와 만성질환 관리를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의약품 개발 전략의 일환이다.
결국 한미약품의 이번 임상 3상 투약 개시는 독자 기술의 범용성을 입증하고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법치와 시장 질서에 기반한 투명한 임상 과정과 데이터 공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향후 4년간 이어질 임상 과정에서 확보될 데이터의 질이 한미약품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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