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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8조 매물 폭탄에 코스피 7,100선 위태... 반도체·자동차 전방위 급락

정휘 기자
외국인 2.8조 매물 폭탄에 코스피 7,100선 위태... 반도체·자동차 전방위 급락
©연합뉴스

 

코스피가 외국인의 2조 8,000억 원대 투매에 밀려 4.68% 폭락하며 7,100선까지 후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대 낙폭을 기록하고 현대차가 9% 넘게 하락하는 등 시장 전반의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 모습이다. 뉴욕발 반도체 쇼크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겹치며 국내 증시는 하락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투자자의 기록적인 매도세에 직면하며 장중 7,100선을 위협받는 극심한 변동성을 노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1.56포인트(4.68%) 하락한 7,164.48을 기록하며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수는 개장 직후 7,400선에서 지지력을 시험했으나,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거세지며 장중 한때 7,141.91까지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 8,423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기관 투자자 역시 장 초반의 관망세를 끝내고 순매도로 돌아서며 시장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투자자들이 2조 7,450억 원 규모의 순매수로 대응하며 물량을 받아냈으나, 거대한 매도 물결을 막아서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국내 증시의 기둥인 반도체 대장주들이 뉴욕발 악재에 휘말리며 지수 급락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18% 하락한 26만 9,250원에 거래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SK하이닉스 또한 4.29% 내린 176만 1,000원을 기록하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그대로 반영했다.

반도체 종목의 동반 부진은 간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와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이 지배적이다. 현지 시각 18일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07%, 0.51%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5% 급락하고 S&P500 내 기술주 섹터가 1%가량 떨어진 점이 국내 IT 대형주에 직격탄이 되었다.

시가총액 상위권 내 다른 대형주들도 속절없이 무너지며 하락장세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현대차는 무려 9.50% 폭락하며 시총 상위주 중 가장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고, SK스퀘어 역시 7.32% 급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4.04%), 삼성전기(-5.53%), 두산에너빌리티(-6.51%) 등 주요 산업군을 대표하는 종목들이 일제히 4~7%대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 섹터가 7.62% 급락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으며, 유통(-6.58%)과 증권(-6.05%), 건설(-5.82%) 업종도 동반 추락했다. 장 초반 오름세를 보였던 오락·문화와 보험, 음식료·담배 분야조차 하락세로 돌아서며 시장 전반의 방어 기제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전기·가스 업종만이 3.58% 상승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전체 지수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과 이란이 원유 수출 제한과 종전 합의 수정안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면서 국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증폭되었다. 미국 국채 금리가 10년물 기준 4.591% 수준에서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증시 자금 이탈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수급 악화와 결합하여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뉴욕 증시의 반도체 약세가 국내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촉발한 기폭제가 되었다"며 "외국인의 기록적인 매도세는 단순한 차익 실현을 넘어선 시장 체력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코스피의 폭락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07% 내린 1,065.88을 기록하며 1,1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이 710억 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하는 가운데, 기관과 개인은 각각 718억 원과 4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선 형국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또한 장 초반의 강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대부분 하락세로 돌아섰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각각 4.52%, 5.21% 하락하며 이차전지 섹터의 부진을 드러냈다. 특히 장 초반 5%대 하락을 보였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낙폭을 급격히 키우며 11%대 폭락세를 기록해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의 재공격을 멈추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의 낙폭이 일부 축소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지정학적 위험이 극단적인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제공하는 대목이다. 시장 내부에서도 급격한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으나,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멈추지 않는 한 반전은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증시는 중동 사태의 전개 과정과 미국의 추가적인 원유 규제 향방에 따라 변동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9일째 이어가고 있는 매도 공방이 언제 진정될지가 시장 안정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시장의 하단을 지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추가 하락의 전조가 될지에 대해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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