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세계적 권위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 4인을 신규 외국인 회원으로 선출하며 국제 학술 네트워크의 다양성을 강화했다. 이번 인선은 기초과학 분야의 석학들을 영입함으로써 한국 과학계의 글로벌 위상을 제고하고 차세대 인재 양성을 위한 국제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19일 제2회 임시이사회를 열고 얀 륄리에, 도나 스트리클런드, 메이브리트 모세르,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 등 여성 노벨상 수상자 4명을 외국인 회원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출된 석학들은 각각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분야에서 인류 과학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한 인물들로 구성되었다. 한림원은 이번 영입을 통해 기존의 정회원 네트워크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적 권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아토초 물리학의 개척자로 불리는 얀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교수는 202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세계적 권위자다. 그는 100경분의 1초라는 극미세 시간 단위인 아토초 펄스 레이저를 활용해 원자와 분자 내부의 전자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미시 세계의 물리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기초를 제공하며 현대 물리학의 지평을 넓혔다.
도나 스트리클런드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는 초고강도 초단파 레이저 기술의 핵심인 처프 펄스 증폭(CPA) 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2018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스트리클런드 교수의 기술은 레이저의 강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면서도 장치의 파손을 방지하는 혁신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는 의료용 정밀 수술 도구부터 산업용 가공 기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응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생리의학 분야에서는 뇌의 위치결정 시스템과 바이러스 연구의 대가들이 대거 합류하여 국내 의생명 과학계와의 교류가 기대된다. 메이브리트 모세르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교수는 뇌 속의 격자세포를 발견하여 생물체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로 201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박사는 2008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최초로 발견하며 에이즈 치료와 방역의 전기를 마련했다.
한림원의 외국인 회원 제도는 정회원 정수의 20퍼센트인 100인 이내에서 세계적 석학을 선정하여 국제적 학술 역량을 결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한림원은 노벨상과 필즈상 수상자 34명을 포함하여 총 59명의 외국인 회원을 보유하며 견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선출은 단순한 인원 확충을 넘어 학문적 다양성과 국가적 균형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선으로 한림원 내 외국인 여성 회원 수는 기존 3명에서 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성별 불균형 해소에도 유의미한 진전을 보였다. 그간 한림원의 해외 네트워크가 미국과 남성 과학자 위주로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으나, 이번에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 등 유럽권 여성 석학들이 대거 합류하며 이를 보완했다. 이는 한국 과학계가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진호 한림원 원장은 이번 선출의 의미에 대해 국제적 학술 교류의 외연 확장과 실질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정 원장은 "미국과 남성 중심으로 다소 편중되어 있던 한림원 네트워크에 다양한 국가의 여성 석학들이 합류한 것은 글로벌 학술 교류의 외연을 넓히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선출이 명예 위촉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교류 및 참여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것임을 확언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회원 선출이 상징적인 명예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국내 연구 현장과의 실질적인 접점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 석학들과의 네트워크가 단순한 명단 등재를 넘어 공동 연구나 기술 전수 등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후속 지원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계적 중립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비판적 시각은 한림원이 향후 해결해야 할 실질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향후 한림원은 이번에 선출된 석학들을 중심으로 국제 학술 교류와 차세대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구 노하우를 국내 신진 연구자들에게 전수하고 글로벌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러한 행보는 한국 기초과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과학계에서의 발언권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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