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분류학의 기초를 세운 칼 린네가 직접 가꾸었던 300년 전 식물 종자들이 한국 광릉숲에 상륙한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스웨덴 웁살라대와 자원 교류 협약을 맺고 린네피나무를 포함한 희귀 식물 12종을 도입해 올 하반기 국내 최초의 '린네 정원'을 선보인다. 이번 협력은 국가 생물다양성 관리의 근간인 분류학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제적 보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린네식물원으로부터 식물분류학의 아버지 칼 린네가 직접 재배했던 식물 12종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양 기관은 오는 23일 자원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300년의 역사를 지닌 식물 자산을 한국으로 옮겨오는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이번에 도입되는 식물들은 단순한 관상용을 넘어 현대 생물학의 기틀을 마련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생물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도입되는 식물은 린네가 생전 직접 가꾸고 연구했던 개체를 증식한 것으로 삽목과 종자, 구근 등 다양한 형태로 기증된다. 국립수목원은 이를 통해 북유럽 식물학의 정수를 국내에 이식하고 학술적 연구 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식물 자원 보전 네트워크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올해 1차로 도입되는 수종은 린네피나무를 비롯하여 실베스트리스튤립, 노빌리스현호색, 마르타곤나리, 글로비페룸바위솔 등 총 5종이다. 이들 식물은 린네가 정립한 학명 체계의 표본이 된 종들로 식물학적으로 매우 높은 상징성을 지닌다. 나머지 7종의 식물 자원은 현지 증식 상황과 검역 절차를 고려하여 내년 중 추가로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도입된 식물들은 국립수목원 내에서 약 2개월에서 3개월간의 정밀 적응 기간을 거치며 생육 상태를 집중 점검받는다. 기후 환경 변화에 민감한 북유럽 수종들이 광릉숲의 토양과 기후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전문 연구진이 밀착 관리에 나선다. 적응 기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올 하반기에는 수목원 내 전용 부지에 '린네 정원'을 조성하여 일반 대중에게 전격 공개한다.
칼 린네는 18세기 생물의 학명 체계를 정리하여 현대 생물 분류학의 기틀을 닦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가 고안한 이명법과 분류 체계는 현재 전 세계 국가 생물다양성 관리의 기본적인 언어이자 표준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정원 조성은 이러한 분류학적 원칙이 한국의 자생 식물 연구와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 될 것이다.
린네가 1741년 원장으로 부임했던 웁살라대 린네식물원은 1655년 설립된 스웨덴 최초의 식물원으로서 식물학 역사의 성지로 불린다. 역사적 전통을 자랑하는 기관과의 협력은 한국 국립수목원의 연구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식물 자원의 교환뿐만 아니라 전문 인력 교류와 공동 연구 등 협력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이번 정원 조성의 학술적 가치와 사회적 기여도를 높게 평가하며 국가적 차원의 보전 의지를 피력했다. 임 원장은 "린네 정원을 국내 생태계 보고인 광릉숲과 식물 다양성 보전 국가기관인 국립수목원에 조성해 우리나라 식물 연구와 보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생물 자원 주권 확보와 분류학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해외 식물 자원의 도입에 따른 생태계 교란 가능성과 국내 기후 부적응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일부 환경 전문가들은 외래종 도입 시 철저한 검역과 격리 재배를 통해 잠재적 위험 요소를 사전에 완벽히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립수목원 측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엄격한 관리 체계를 가동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원천적으로 불식시킨다는 방침이다.
국립수목원은 이번 린네 정원 조성을 시작으로 글로벌 식물원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여 식물 주권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세계적인 학술 가치를 지닌 식물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국내 분류학 연구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향후 린네 정원은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이자 광릉숲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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