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학교 앞 무인점포 위생 사각지대 실태... 소비기한 지난 '두바이 과자' 등 불법 식품 무더기 적발

이성경 기자
학교 앞 무인점포 위생 사각지대 실태... 소비기한 지난 '두바이 과자' 등 불법 식품 무더기 적발
©연합뉴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학교와 학원가 일대 무인점포 101곳을 집중 단속한 결과, 미신고 수입식품 판매 및 소비기한 경과 제품 진열 등 위법 행위를 저지른 13개 업소를 적발했다. 시는 해외 직구 식품을 무단 판매하거나 한글 표시 없이 제품을 소분하여 판매한 8개 업소를 형사입건하고,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을 방치한 5개 업소에 대해 과태료 처분을 의뢰했다. 이번 조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이용이 잦은 무인점포의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유통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단행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가정의 달을 대비하여 학교 및 유명 학원가 밀집 지역의 무인점포 101곳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위생 점검을 실시했다. 단속 결과 전체 점검 대상의 약 13%에 달하는 13개 업소에서 식품위생법 및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 적발된 업소들은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치지 않은 과자와 젤리를 판매하거나, 소비기한이 경과한 제품을 매대에 그대로 진열하는 등 먹거리 안전 관리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해외 쇼핑몰을 통해 직접 구매한 식품을 정식 수입 신고 없이 무인점포에서 재판매하는 행위는 현행법상 엄격히 금지된 형사 처벌 대상이다. 적발된 A 업소는 해외 직구로 들여온 젤리류를 별도의 수입 신고 절차 없이 매장에 진열하여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다 적발됐다. 정식 수입 절차를 밟지 않은 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유해 성분 함유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어린이 건강에 잠재적 위협이 된다.

1,500명 이상의 학생이 재학 중인 초등학교 인근에서 운영 중인 B 업소는 더욱 대담한 방식으로 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업소는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대량으로 구매한 세계 유명 간식 7종을 임의로 개봉한 뒤 소분하여 재포장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제품명, 소비기한, 원재료명, 수입원 등 법정 의무 기재 사항인 한글 표시를 전혀 하지 않은 채 125개의 제품을 판매하여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

최근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 특정 인기 간식류의 관리 실태도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가 밀집 지역에 위치한 C 업소는 이른바 '두바이 과자' 등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수입 식품을 판매했으나, 단속 당시 이미 소비기한이 20일이나 지난 상태였다. 무인점포는 관리 인력이 상주하지 않는 특성상 제품의 선입선출과 재고 관리가 소홀해지기 쉬우며, 이는 곧바로 위생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이번 단속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확인된 제품을 포함해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수입 식품 134개를 수거하여 정밀 검사를 병행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하여 진행된 마약류 위해 성분 검사 결과, 다행히 마약 성분이 검출된 식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시는 식품 안전의 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에도 고위험군 식품에 대한 성분 분석과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수입 신고를 하지 않고 식품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행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다. 또한 식품 관련 표시 사항을 위반하거나 표시가 없는 식품을 판매하는 행위 역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서울시는 법치주의와 시장 질서 확립 차원에서 이번에 적발된 업소들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가장 엄중한 잣대를 적용하여 조치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무인점포 운영자들이 영세 자영업자인 경우가 많아 복잡한 수입 식품 관련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계도 중심의 행정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어린이의 건강권은 그 어떤 경제적 논리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절대적 가치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법의 부지가 불법 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으며, 특히 먹거리 안전과 직결된 사안에서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변경옥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무인점포를 중심으로 수입 과자나 젤리, 초콜릿류의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 국장은 이어 "해외직구나 개인 반입 식품의 재판매 행위를 중점적으로 관리할 것이며, 반복적으로 법규를 위반하는 업소에 대해서는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여 불법 유통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감시와 제보는 무인점포의 위생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식 수입되지 않은 식품이나 한글 미표시 제품을 발견할 경우 서울스마트불편신고 앱 또는 서울시 응답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결정적인 증거와 함께 범죄 행위를 신고한 시민에게는 관련 규정에 따른 심의를 거쳐 최대 2억 원의 포상금이 지급될 수 있다.

앞으로 서울시는 무인점포의 확산 추세에 발맞춰 단속의 범위를 넓히고 점검 주기를 단축하는 등 선제적인 안전 관리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학교 주변 그린푸드 존 내 무인점포에 대해서는 자치구와 합동 점검을 상시화하여 불량 식품의 유통 가능성을 원천 봉쇄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효율적인 시장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공적 규제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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