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최근 발간된 통일백서에 명시된 '평화적 두 국가론'에 대해 정부 전체의 공식 입장이 아닌 부처 차원의 중장기 구상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북한을 법적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며, 남북 간 평화공존 제도화를 위한 정책적 검토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헌법적 가치 훼손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정책을 구체화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통일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발간된 통일백서 속 '평화적 두 국가론'이 부처 내부의 정책적 지향점임을 강조했다.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당국자는 해당 담론이 통일부 장관이 제안한 평화공존 구상의 일환임을 밝혔다. 이는 남북 관계의 현실적 실체를 인정하면서도 헌법적 통일 원칙과의 정합성을 유지하려는 고심의 결과로 풀이된다.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은 남북 간의 평화로운 제도화를 최종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통일부는 현재의 남북 관계를 사실상의 두 국가 체제로 규정하고 이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번 백서에 수록된 내용은 이러한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통일부만의 독자적인 검토 과제 중 하나다.
정부는 이번 구상이 북한을 국제법상 주권 국가로 승인하는 조치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정치적 실체와 국가성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정책을 추진하자는 취지일 뿐 법적 인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영토 조항 등 헌법적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는 보수 진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해명으로 보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취임 이후 여러 차례 평화적 두 국가 관계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정책적 전환을 시도해 왔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해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정부의 공식 문서에 담기기까지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없었다는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통일부는 전날 발간된 백서를 통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주장에 대응하여 '평화적 두 국가 관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기술했다. 백서는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북한의 적대적 공세에 맞서 남북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꾀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담은 내용이 공식 문서에 포함되면서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대북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중차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전 공청회나 국회 차원의 논의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내용을 정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정동영 장관은 오는 20일 열리는 남북 여자축구팀 간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현장을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수원FC 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4강전은 남북 스포츠 교류의 장으로 주목받았으나 장관은 행사 성격과 정세를 고려해 불참을 확정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백서 논란과 대북 정책에 대한 정치적 부담감을 의식한 행보로 분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장관의 경기 불참 결정에 대해 국제대회라는 행사 성격과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스포츠 교류를 통한 관계 개선의 기회보다는 정책적 정합성과 국내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남북 관계의 민감성이 고조된 시점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공식 문서에 위헌 소지가 있는 담론을 수록하는 과정에서 국민적 동의가 생략되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국가의 근간이 되는 대북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공청회나 국회 논의 등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은 정책적 정당성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법치와 시장 질서를 중시하는 보수적 시각에서는 이러한 급진적 정책 변화가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통일부는 평화적 두 국가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하며 정책의 구체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헌법이 규정하는 '영토'와 '통일'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평화 공존을 이끌어내는 정교한 논리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정부는 대북 정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반영한 균형 잡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남북 관계의 제도적 안정화를 위한 통일부의 구상이 실제 정부 정책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헌법 제3조가 규정하는 영토 조항과의 충돌 가능성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안정과 국가 안보의 효율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의 수위 조절이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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