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100GW로 확대하기 위해 중부지방에 1GW 이상의 초대형 태양광 발전 단지 10곳을 조성한다. 2035년에는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를 액화천연가스(LNG)보다 낮추고 관련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여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보급 확대에 나선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현재 수준에서 대폭 끌어올려 2030년 누적 100GW를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번 계획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이행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력 수요가 밀집한 수도권과 인접한 중부지방을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여 전력망 확충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역에는 설비 용량이 1GW를 넘어서는 초대형 태양광 발전 단지가 10곳 이상 들어선다. 정부는 지자체가 참여하는 범정부 '초대형 계획입지 발굴 추진단'을 구성하여 국공유 유휴지를 중심으로 사업 부지를 신속히 확보할 계획이다. 중부지방은 대규모 발전 설비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전력망 여유가 있어 재생에너지 확대의 고질적 난제인 계통 연결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적지로 평가받는다.
지역별 상세 계획을 살펴보면 경기도는 시화·화옹지구 간척지와 평택항, 평택호 등을 활용해 3GW 이상의 대규모 단지를 구축한다. 충청권은 태안과 서산 간척지에 GW급 단지를 조성하고 청풍호에 0.9GW 규모의 수상 태양광을 설치하기로 했다. 특히 경기와 강원 접경지역에는 2GW 규모의 '평화의 태양광 벨트'를 조성하여 유휴 토지의 활용도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부지와 기존 송전망을 재활용하는 방식도 주요 공급 전략에 포함됐다. 경기와 충청 지역의 노후 석탄화력 부지를 활용하면 약 3.2GW의 추가 발전 용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정부 관계자는 "경기와 강원 접경지역은 현재도 7GW까지 추가로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망에 여유가 있다"며 중부권 중심의 보급 전략이 지닌 효율성을 강조했다.
태양광 보급은 4대 정책 입지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추진되어 2030년까지 총 44.2GW를 추가 설치한다. 산업단지와 공장 지붕에 19.0GW를 배치하고 영농형 및 수상형 태양광으로 11.1GW를 확보할 예정이다. 도로, 철도, 농수로 등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4.4GW를 설치하며 학교와 주차장 등 생활 밀착형 부지에도 2.5GW의 설비가 들어선다.
국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수익 모델도 대폭 확대되어 2030년까지 1,000만 명이 관련 수익을 공유하게 된다. 올해 10만 가구를 시작으로 2035년까지 공동주택 200만 가구에 베란다 태양광 설비를 보급하여 가계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유도한다. 햇빛과 바람을 통한 발전 수익을 얻는 국민은 820만 명, 계통 수익을 얻는 인원은 180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발전 원가 하락을 유도하여 2035년에는 재생에너지가 LNG 발전보다 저렴한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수립됐다. 현재 1kWh당 150원 수준인 태양광 계약단가는 2030년 100원, 2035년 80원 이하로 대폭 인하된다. 해상풍력 역시 현재 330원에서 2035년 150원 이하로 낮추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중심의 생태계를 조성한다.
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는 기존 발전량 기준에서 설비 용량 공급 방식으로 개편되어 사업자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한다. 경쟁입찰을 통한 장기 고정가격 계약 방식을 전면 도입하여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이 상한가 내에서 효율성을 겨루도록 만든다. 또한 민관 비용평가위원회를 신설해 균등화 발전 단가(LCOE)를 주기적으로 분석하고 적정 가격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을 제2의 반도체와 조선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산 기자재 사용 비율을 대폭 끌어올린다. 태양광 모듈의 국산 제품 사용 비율은 현재 55%에서 2035년 80% 이상으로, 풍력 터빈은 39%에서 6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 공공 주도 사업에는 국산 자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세제 혜택과 인증제를 통해 국내 공급망을 복원하는 데 주력한다.
최근 빈번해진 노후 풍력발전기 사고에 대응하여 안전 관리 체계도 전면 강화한다. 20년 이상 된 육상 풍력 단지를 대상으로 안전성 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풍력발전기 폐부품에 대한 별도의 폐기물 분류 코드를 신설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설비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폐기물 대량 발생에 대비한 자원순환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기 위함이다.
다만 이번 기본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재정 지원 축소와 구체적 예산 추계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사업이 민간 중심으로 이루어져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원 예산은 2022년 1조 3,000억 원에서 2025년 9,000억 원으로 34%나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초기부터 발전 단가 인하 목표치를 지나치게 낮게 설정한 것은 규모의 경제가 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확고한 기틀을 마련한다는 의지다. 차세대 기술인 탠덤 셀과 박막형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육성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경제 활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시장 질서 확립과 법치에 근거한 투명한 보급 정책이 안착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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