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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5월 기준금리 2.50% 동결 유력하나 '매파적' 본색…최종 3.5% 향한 인상 사이클 임박

윤근일 기자
한은 5월 기준금리 2.50% 동결 유력하나 '매파적' 본색…최종 3.5% 향한 인상 사이클 임박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되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매파적 기조를 보일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라는 지정학적 변수가 현실화될 경우 즉각적인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으며,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네 차례에 걸친 연쇄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오는 5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로 유지하며 통화 긴축 선호 경향을 명확히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은 최근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향후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는 '매파적 동결'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외 경제 지표의 견조한 흐름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근거한 조치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여부는 이번 금리 결정의 향방을 가를 핵심적인 돌발 변수로 지목되었다. 만약 금통위 개최 이전에 호르무즈 해협이 깜짝 개방될 경우 한은은 관망 기조를 버리고 즉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 해협 개방은 원유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제거하여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을 완화하는 동시에, 경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금리 인상의 명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금통위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1~2명가량 제기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6개월간의 금리 경로를 보여주는 점도표 중간값 역시 기존 연 2.5%에서 연 3.5%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지표의 변화는 시장에 한은의 금리 인상 의지가 확고하다는 강력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 랠리는 오는 7월부터 시작되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씨티은행은 한은이 7월을 시작으로 10월, 그리고 내년 1월과 4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총 네 차례 금리를 올려 최종 금리가 연 3.5%에 도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는 고물가 고착화를 막기 위해 실질 금리 수준을 끌어올려 통화 정책의 유효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국내 실물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도 매파적 기조를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5~2.7% 수준으로 대폭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상회한 데다, 정부의 재정 부양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반도체 업황의 완연한 회복세는 국가 재정과 거시 경제 흐름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법인세 등 세수 증가는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재정 지출을 확대할 수 있는 튼튼한 재원을 마련해 주었다.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는 경제 성장률을 견인하는 동시에 소득 불균형을 나타내는 K자형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는 완충 지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가 지표 역시 한은의 긴축 고삐를 죄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는 국제 유가의 상승 흐름과 공급망 리스크를 반영하여 기존 2.2%에서 2.6~2.8%로 상향될 전망이다. 물가 안정 목표치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됨에 따라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상을 통한 총수요 관리와 기대 인플레이션 억제가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급격한 금리 인상 사이클 진입이 민간 소비를 위축시키고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될 경우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금융 비용이 한계치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은이 금리 인상의 속도와 폭을 미세 조정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시장 일각에서 꾸준히 고개를 들고 있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한은은 5월 28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며 명확히 매파적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국제유가 상승의 파급효과를 당분간 관망할 가능성이 높지만, 재정 지출 확대가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면서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향후 통화 정책은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와 국내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한은의 수정 경제 전망과 점도표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금리 인상기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중앙은행의 매파적 선회는 금융 시장의 유동성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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