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국가 핵심 연구기관 수장 교체... 박세웅 ETRI·신석민 화학연 원장 선임 및 생기원 연임 부결

이성경 기자
국가 핵심 연구기관 수장 교체... 박세웅 ETRI·신석민 화학연 원장 선임 및 생기원 연임 부결
©연합뉴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화학연구원(KRICT)의 신임 수장으로 서울대학교 교수진을 전격 발탁했다. 박세웅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와 신석민 서울대 화학부 교수가 각각 선임되었으며, 이들의 임기는 오는 20일부터 3년간 지속된다. 반면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의 연임안은 이사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최종 부결되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19일 제242회 정기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과 화학 산업의 미래를 이끌 두 핵심 연구기관의 신임 원장 선임안을 의결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에는 박세웅 서울대 교수가,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에는 신석민 서울대 교수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신임 원장들의 임기는 5월 20일부터 시작되어 향후 3년 동안 각 기관의 경영과 연구 개발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이번 인사는 국가 전략 기술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학계의 전문성을 공공 연구 영역에 이식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박세웅 신임 ETRI 원장은 시스템공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쌓아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시스템공학 박사 학위를 받으며 글로벌 연구 역량을 입증했다. 세계적인 연구 기관인 미국 AT&T 벨 연구소 연구원을 거친 그는 1994년부터 서울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후학 양성과 연구에 매진해 왔다. 특히 서울대 정보화본부장과 한국통신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행정 능력과 학술적 리더십을 동시에 검증받은 바 있다.

신석민 신임 화학연 원장은 기초 화학과 분자 공학 분야의 석학으로서 연구소의 질적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서울대학교 화학부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그는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학문적 토대를 다졌다. 1995년 서울대학교 교수로 임용된 이후 교무처장과 BK화학분자공학산업단장 등 대학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대외적으로는 한국화학관련학회연합회 회장과 대한화학회 회장을 지내며 화학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번 인사는 출연연구기관의 수장을 외부 전문가, 특히 서울대 교수진으로 채움으로써 연구 현장의 혁신을 도모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국가 연구개발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원천 기술 확보가 시급한 시점에서 학계의 엄격한 연구 윤리와 혁신적 사고를 이식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핵심 연구기관의 수장으로 학계의 권위자를 영입한 것은 기초 연구와 산업 응용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글로벌 표준에 맞는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라는 것이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편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에 대한 재선임안은 이번 이사회에서 부결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NST 이사회는 이 원장의 지난 임기 성과와 향후 비전을 심의했으나,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연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당분간 원장 공석 상태를 피할 수 없게 되었으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연구회 측은 추후 별도의 원장 선임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이사회에 부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원장의 연임 부결은 조직 내 쇄신 요구와 엄격한 성과 평가 기준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법치와 원칙에 근거한 인사 시스템이 작동함에 따라 향후 진행될 다른 연구기관의 수장 인선에서도 실적 중심의 엄정한 심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 질서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운영 기조 아래 연구 현장의 책임 경영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공 기관의 방만한 운영을 경계하고 가시적인 연구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이번 인사 결정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신임 원장들은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각 기관의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연구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ETRI는 인공지능과 통신 반도체 등 디지털 주권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며, 화학연은 탄소중립과 신소재 개발 등 국가적 난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 새롭게 출범하는 리더십이 기존의 관행을 타파하고 연구 중심의 조직 문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3년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NST는 조속히 생기원 원장 선임 절차를 재개하여 연구 현장의 혼란을 조기에 수습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가#핵심#연구기관#수장#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