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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안동서 105분간 '에너지·기술 혈맹' 강화... AI·공급망 협력 전면 확대

김영 기자
한일 정상 안동서 105분간 '에너지·기술 혈맹' 강화... AI·공급망 협력 전면 확대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한 에너지 수급 공조와 AI 등 첨단기술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105분간 이어진 회담을 통해 LNG 및 원유 비축 정보 공유를 심화하고, 초국가적 스캠 범죄 공동 대응과 조세이 탄광 유해 DNA 감정 착수 등 실질적 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에너지 안보와 첨단 산업 협력을 골자로 한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양국 정상은 소인수 회담 33분과 확대 회담 72분을 포함해 총 105분간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의 실질적 이행 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의 일본 나라 방문에 이은 답방 성격으로, 셔틀외교의 무대를 지방 도시로 확장하며 양국 관계의 정서적 유대를 심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양국의 공조는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었다. 양측은 지난 3월 체결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자원 공급망 협력을 여타 아시아 국가들로 확대해 나가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LNG 수급 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원유 수급 및 비축 관련 정보 공유 채널을 강화함으로써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산업의 핵심인 인공지능(AI)과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은 양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가진 기술적 강점을 결합해 '글로벌 AI 기본사회'를 선도하는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호혜적 협력 기반 강화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우주 탐사와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 전반에서 양국 기업과 연구기관 간의 심도 있는 교류가 추진되며, AI 시대의 개인정보보호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안보 협력 체계는 차관급으로 격상된 안보정책협의회를 중심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동북아의 번영을 위해 한중일 3자 간의 상호 존중과 공통 이익 모색이 필수적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하여 이 대통령은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기조를 설명했으며, 일본 측은 이에 대한 이해와 공조의 뜻을 나타냈다.

국민 생활과 직결된 치안과 과거사 인도주의 사안에서도 구체적인 진전이 이루어지며 양국 관계의 내실을 다졌다. 양국 경찰청 간 체결된 '초국가 스캠 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 각서'는 수사의 신속성을 높여 범죄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실효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일본 조세이 탄광 유해의 DNA 감정 절차 합의는 과거사 문제에서 인도주의적 접근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유의미한 첫걸음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제와 안보 중심의 급격한 밀착 행보에 비해 강제동원 등 핵심 과거사 현안에 대한 일본 측의 전향적인 사과나 근본적인 해법 제시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은 양국 협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외교 당국이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기계적 중립성을 고려할 때, 성과 위주의 회담 이면에 존재하는 국내 여론의 온도 차를 극복하는 것이 향후 과제다.

이 대통령은 발표문에서 "한일관계는 수도를 넘어 지역 구석구석으로 확장되며 새로운 지평을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연간 인적 교류가 1,300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양국의 청년 세대가 지방 도시의 매력을 찾아 상호 방문하는 흐름은 관계 개선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양국 정상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만나 소통하는 셔틀외교의 완전한 정착을 공식화했다.

향후 한일 관계는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경제·안보·사회 전반에서 더욱 고도화된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7개월 동안 네 차례나 이어진 정상 간의 만남은 양국 간의 신뢰가 임계점을 넘어 전략적 혈맹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이번 안동 회담의 합의 사항을 바탕으로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국민체감형'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창출하여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굳건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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