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우버, 배민 모기업 DH 최대주주 등극... 네이버와 연합 가능성에 플랫폼 시장 격변

이성경 기자
우버, 배민 모기업 DH 최대주주 등극... 네이버와 연합 가능성에 플랫폼 시장 격변
©연합뉴스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지분 19.5%를 전격 확보하며 1대 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번 지분 인수는 국내 배달 시장 1위 사업자의 지배구조 변화를 예고하는 동시에 네이버와의 컨소시엄 구성설까지 불러일으키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향후 우버의 추가 지분 확보 여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국내 플랫폼 산업 재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버가 글로벌 배달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지분을 대량 취득하며 경영 참여의 발판을 마련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현지시간 18일 공시를 통해 우버가 자사 발행 주식의 19.5%를 확보했으며, 추가로 5.6%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옵션까지 보유하게 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우버는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DH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거대 배달 네트워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이번 지분 인수의 파급력은 국내 배달 시장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딜리버리히어로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65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플랫폼 기업으로, 국내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의 모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버의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본 투입을 넘어 글로벌 모빌리티 기술과 배달 네트워크를 결합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되며 국내 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딜리버리히어로 경영진은 우버의 이번 대규모 투자를 자사 플랫폼의 미래 가치에 대한 신뢰의 증거로 평가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DH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우버의 투자는 우리의 전략적 방향성과 플랫폼 경쟁력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양사 간의 파트너십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다만 급격한 경영권 변동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우버가 당장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딜리버리히어로는 우버의 의결권 행사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함께 제시했다. DH는 공시에서 "우버가 향후 12개월 이내에 의결권을 추가로 취득하거나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우버가 발행회사 의결권의 30% 이상을 취득할 의도가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덧붙이며 단기적인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우버가 배달의민족을 직접 인수하기 위해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설득력 있게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자본과 국내 로컬 플랫폼의 결합은 시장 지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우버의 자금력과 네이버의 데이터 경쟁력이 결합할 경우 국내 배달 생태계는 전례 없는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이버는 우버와의 연합설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시장의 과열된 추측에 신중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19일 해명 공시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잠재적 투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향후 협상 과정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만약 네이버와 우버의 컨소시엄이 현실화되어 배달의민족 경영권 인수에 나설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엄격한 심사 문턱을 넘어야 한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결합 신고와 투자 신고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플랫폼 시장의 공정 경쟁 질서를 중시하는 규제 당국이 거대 자본의 결합에 대해 어떤 잣대를 적용할지가 향후 인수의 성패를 가를 핵심 쟁점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거대 자본의 유입이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서비스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우버가 1대 주주로 참여함으로써 물류 시스템 고도화와 운영 비용 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러한 효율성 추구가 시장 독점으로 이어져 소비자 가격 인상이나 가맹점 부담 가중으로 번지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결국 향후 1년은 우버가 딜리버리히어로 내에서 어떤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지 결정짓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버가 보유한 5.6%의 추가 지분 옵션 행사 여부와 네이버의 최종 참여 결정에 따라 국내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의 지형도는 완전히 재편될 수 있다. 투자자와 관련 업계는 우버의 의결권 확대 추이와 규제 당국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며 시장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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