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군 수사조직 감축 계획을 은폐하고 국회에 허위 답변서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된 유균혜 전 국방부 기획관리관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군 수사외압 의혹을 덮기 위해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조직적으로 기망한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법치주의 확립을 위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군 수사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허위 답변서를 작성하고 이를 국회에 제출한 행위가 국가 기관의 정당한 의정 활동을 심각하게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유 전 관리관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유 전 관리관의 지시를 받아 실무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모 전 국방부 조직총괄담당관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구형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국방부가 군사경찰 인력을 대폭 감축하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도 국회에는 이를 전면 부인하는 거짓 자료를 제출했다는 점에 있다. 유 전 관리관은 지난 2023년 8월 중순 국회의원실의 서면 질의에 대해 군 수사조직 개편 계획을 검토한 바 없으며 해당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국회 의정자료 전자유통시스템에 등록했다. 이는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혐의에 해당하며, 공직자가 공적 시스템을 이용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행위로 간주된다.
특검팀은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대통령실과 상급자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헌법기관인 국회를 기망했다는 점을 강력히 비판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 범행은 수사외압과 그 과정에서 이뤄진 군사경찰 감축안 검토 사실 자체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상급자와 대통령실 등 오로지 위만 바라봤을 뿐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을 속이는 답변을 함에 있어서는 아무런 주저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공직 사회의 기강 해이와 법치 질서 왜곡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 특검의 설명이다.
실제로 특검팀이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 기획관리관실은 당시 군 수사인력을 기존 799명에서 399명으로 약 50퍼센트 이상 감축하는 조직 개편 계획 보고서를 이미 작성 완료한 상태였다. 이러한 대규모 인력 감축안은 단순한 조직 효율화 차원이 아니라, 당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에 개입하려던 상부의 지시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추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해당 계획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임성근 전 1사단장 등을 혐의자로 지목해 경찰에 이첩하려 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였다고 결론지었다.
군 수사인력 감축 계획은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의 지시로 시작되어 국방부 내부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까지 논의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2023년 8월 11일 박 전 단장이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을 대외적으로 폭로하면서 급하게 중단 및 폐기 수순을 밟았다. 특검은 계획이 폐기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존재했던 검토 사실을 국회에 없다고 답변한 것은 명백한 허위 보고이자 법적 책임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피고인 측은 허위 답변서 제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는 아니라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유 전 관리관은 최후진술을 통해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음을 강조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전 담당관 역시 보고서 작성 당시 이것이 누군가를 압박하거나 회유하기 위한 목적임을 알지 못했으며, 고의로 사실을 은폐하려 한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재판 과정에서 나타난 피고인들의 주장은 공무원으로서 상부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는 전형적인 방어 논리를 취하고 있으나, 특검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공직자가 위법하거나 부당한 지시를 걸러내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은폐하기 위해 국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조직 개편안이 특정 사건의 수사를 위축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이 죄질을 무겁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기계적 중립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사건은 공직자의 성실 의무와 상부 지시 이행 사이의 충돌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피고인들은 국방부 내 행정 절차상 미비점을 이유로 답변서의 허위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특검이 제시한 물증인 '799명에서 399명으로의 감축 보고서'는 그 존재 자체로 피고인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강력한 근거가 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구형이 향후 공직 사회에 '정치적 외압에 의한 허위 보고'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부는 양측의 최후 변론과 구형 내용을 바탕으로 선고 기일을 추후 확정하여 통보할 계획이다. 이번 판결 결과는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 전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연루된 이번 사건의 최종 선고 결과에 따라 향후 특검 수사의 방향과 강도 역시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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