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상호 융통 및 스와프 거래를 포함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경제 안보를 매개로 자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외교적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연대를 공식화했다.
대한민국과 일본 정부는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공급망과 첨단 기술 분야를 아우르는 경제 안보 협력 강화에 전격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이란 전쟁 등 중동 정세의 급격한 악화로 인해 자국 내 에너지 수급 불안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실질적인 대응책으로 평가받는다. 양국은 지난 3월 체결된 액화천연가스 수급협력 협약서를 기반으로 원유와 석유제품의 스와프 및 상호 공급을 위한 민관 대화를 즉각 활성화하기로 했다.
에너지 수급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양국의 구조적 취약성이 이번 협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인해 원유 조달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양국은 공동의 위기를 외교적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한국 화물선이 미확인 비행체의 공격을 받는 등 민생 경제 리스크가 현실화되자 양국 정상은 자원 공유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에너지 안보 강화의 구체적인 실행 의지를 명확히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원유와 석유 제품 및 LNG 상호 융통, 스와프 거래를 포함한 에너지 안보 강화 협력을 시작하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차가 없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외국과의 관계나 국가적 현안 발생 시 상시적인 전화 협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하며 밀착된 공조 관계를 과시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회담이 양국 정상의 국내 정치적 입지 강화라는 정교한 노림수 아래 기획되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중동 정세 혼란과 중국과의 관계 악화 속에서 역내 안정을 도모하려는 일본 측의 요구와 외교적 치적을 강조하려는 한국 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양국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를 공동 대응의 기회로 삼아 국내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번 안동 회담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외교적 성과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에너지 안보라는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함으로써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을 입증하려 한 것이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고향 안동을 회담 장소로 선택한 것은 지역 표심을 결집하고 지방 중시 철학을 전달하려는 정치적 함의가 내포되어 있다.
한국 내에서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선박 안전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대응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어 왔다. 일본 선박에 비해 한국 화물선의 통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보도가 잇따르며 민생 경제를 중시하는 현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담에서 일본과의 석유 공급 및 비축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이러한 외교력 부족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실효적 조치로 풀이된다.
NHK 등 일본 주요 방송사들도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승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회담을 적극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불투명한 국제 정세 속에서 중요한 이웃 국가인 일본과 손을 잡는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양국 정상은 셔틀외교의 순항을 대외적으로 선포하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복합 위기에 공동으로 맞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회담이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직후에 개최된 점에 주목하여 전략적 정보 공유의 측면을 부각했다. 한일 정상은 미중 회담의 결과와 향후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서 양국이 보조를 맞추며 공동의 대응 방향을 설정하려는 고도의 외교적 행보로 해석된다.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역시 이번 회담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국이 인공지능(AI)과 경제 안보를 넘어 우주 탐사와 바이오테크놀로지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도 논의를 진전시켰다고 전했다. 기술 패권 시대에 양국의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첨단 분야에서의 연합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거사 등 근본적인 갈등 현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제 중심의 협력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양국 관계의 개선이 정치적 필요에 의한 일시적 밀월에 그치지 않으려면 민간 차원의 신뢰 회복과 제도적 장치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계적 중립을 유지하는 관점에서는 이번 협력이 실제 에너지 수급 가격 인하 등 가시적인 민생 혜택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앞으로 한일 관계는 이번 안동 합의를 기점으로 경제 안보 동맹의 성격을 더욱 짙게 띨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질서의 재편과 에너지 위기가 상시화되는 국면에서 양국은 실질적인 자원 공유 체계를 구축하며 생존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회담의 성과가 국내 경제 안정화와 지방선거 여론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후속 조치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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