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과거 박원순 전 시장의 정비구역 해제 조치를 주거난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오 후보는 20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389곳에 달하는 정비구역 해제를 '부동산 제초제'에 비유하며, 차기 대선 출마보다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5선 시장으로서의 책무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오세훈 후보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의 부동산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비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이 재임 기간 중 재개발·재건축 구역 389군데를 해제한 것이 서울시민의 주거 고통을 가중시킨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오 후보는 "과거 시장이 싹이 올라오는 것을 전부 갈아엎고 제초제를 뿌려놓고 갔다"며 무너진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는 것이 시정의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 정비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사력을 다해왔으나 최근 정부의 정책 기조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오 후보는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실거주 요건 강화에만 매몰되어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초래하고 정비 사업의 동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매매와 전세, 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책적 고집을 꺾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서는 정책적 차별성이 결여된 벤치마킹 수준이라며 날을 세웠다. 정 후보의 주택 정책이 서울시 정책과 80~90%의 유사성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무적인 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오 후보의 시각이다. 그는 정 후보를 향해 말로만 신속한 사업 추진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후보 시절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여러 차례 압박했다.
과거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연계해 시장직을 사퇴했던 결정에 대해서는 10년에 걸친 깊은 반성의 뜻을 전했다. 오 후보는 당시 소득 계층과 무관한 보편적 복지에 반대했던 정치적 확신이 지나쳤음을 인정하며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옳다는 신념이 강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약속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시장직을 내려놓아 결과적으로 박원순 전 시장 체제를 초래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는 법적 승소를 확신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오 후보는 자신이 명 씨에게 울면서 전화했다는 주장이 제3자의 증언을 통해 사실무근임이 드러났으며 이는 결정적인 무죄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 사안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이유 역시 의혹의 실체가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화문 광장의 '감사의 정원'과 한강버스, 세운4구역 재개발 등 현재 추진 중인 역점 사업들에 대해서는 서울의 미래를 바꿀 핵심 동력으로 규정했다. 오 후보는 "세 가지 사업 모두 서울시의 기획 의도대로 완성된다면 시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대박 정책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특히 세운지구 재개발을 통해 도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한강을 활용한 교통 혁신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서는 보고 체계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공세를 경계했다. 그는 해당 사안을 직접 보고받지는 못했으나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철도공단에 서류상 보고를 마친 사안임을 확인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팩트 확인 없이 은폐 의혹을 제기하다가 안전불감증으로 말을 바꾸는 것은 안전을 선거 소재로 악용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지방자치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감 직선제 폐지와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 후보는 교육 행정이 지방자치단체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시민들에게 더 나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교육감을 임명하거나 함께 선거를 치르는 방식이 행정의 낭비를 줄이는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대권 가도에 대해서는 현재의 서울시장 직무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스스로를 "서울시민의 삶을 국제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미쳐있는 놈"이라 표현하며 5선 시장으로서 서울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드는 것이 대선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당내 대권 경쟁 구도보다는 시정 성과를 통해 시민의 신뢰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내 갈등설이 불거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실무적인 업무 분담론을 내세웠다. 최근 소통이 부재했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선거 국면에서는 후보를 중심으로 당력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중앙당은 특검 등 정치적 현안에 대응하고 후보는 현장 위주의 선거 운동에 집중함으로써 자연스러운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야권에서는 오 후보의 '제초제' 발언이 전임 시장의 업적을 지나치게 폄훼하고 있으며 개발 중심의 정책이 환경 파괴와 젠트리피케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GTX-A 철근 누락 사건에 대한 책임 회피성 발언이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시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향후 서울시 부동산 시장은 오 후보의 규제 완화 기조와 정부의 공급 억제 정책 사이의 갈등 양상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오 후보가 5선 고지에 오를 경우 서울 도심 재개발 사업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나 야권과의 정치적 대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토론회는 오 후보가 시정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는 동시에 대권 잠룡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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