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북한 해커와 손잡고 도박사이트 분양한 총책, 항소심도 징역 5년·70억 상납 확인

이겨례 기자
북한 해커와 손잡고 도박사이트 분양한 총책, 항소심도 징역 5년·70억 상납 확인
©연합뉴스

 

북한 공작기관 소속 해커들과 공모하여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작·유통하고 수익금 일부를 북한 정권에 상납한 조직 총책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은 국가보안법 위반 및 도박 공간개설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에게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하고 12억 4,700여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조사 결과 김 씨가 운영한 사이트 수익 중 70억 원 이상이 북한 정권의 통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해커와 접촉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작하고 이를 국내에 유통한 도박사이트 분양조직 총책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및 도박 공간개설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동일한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죄수익으로 얻은 12억 4,700여만 원에 대해서도 1심의 추징 명령을 그대로 유지하며 피고인의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과 검찰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의 판단이 정당했음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시하며 김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형량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북한의 사이버 외화벌이 사업에 협조하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국내 사행성 산업을 확산시킨 행위에 대한 사법부의 단호한 의지로 풀이된다.

김 씨는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에서 북한의 핵심 정보기술 전략 부서 및 공작기관 소속 해커들과 긴밀히 내통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군수공업부 산하 313총국과 정찰총국 제5국 소속 해커들이 김 씨의 파트너로 지목되었다. 313총국은 과거 조선컴퓨터센터로 불리며 북한의 IT 전략을 총괄하는 곳이며, 정찰총국 제5국은 과거 35호실로 알려진 해외정보국 소속의 정예 공작 부서다.

이들 북한 해커와 공모하여 제작된 불법 도박사이트는 총 16개에 달하며 연결된 도메인 숫자만 71개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김 씨는 북한 해커들이 개발한 도박 설루션을 기반으로 사이트를 구축한 뒤 이를 국내의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씨가 제작한 사이트들을 통해 발생한 전체 불법 수익 규모는 총 235억 5,227만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집계되었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해당 수익금 중 상당 부분이 북한 정권의 통치자금으로 전용되었다는 사실이다. 전체 수익의 약 30퍼센트에 해당하는 7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북한 해커들에게 직접 전달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검찰과 사법부는 이 자금이 북한 정권에 상납 되어 핵 개발이나 체제 유지 등을 위한 통치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도박 범죄를 넘어 국가보안법상 자진지원 및 편의제공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1심 재판부 역시 김 씨가 도박 설루션 개발과 분양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결론지었다. 당시 재판부는 북한 개발자들과 주고받은 연락 내역과 압수된 디지털 포렌식 자료 등을 근거로 김 씨의 주도적 범행을 입증했다. "피고인은 북한 공작기관의 외화벌이 수익 구조를 인지하고도 자신의 영리를 위해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범행을 지속했다"는 점이 양형의 주요 근거가 되었다.

일부에서는 피고인이 북한 해커의 실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거나 강압에 의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형량의 부당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씨가 장기간에 걸쳐 체계적으로 수익을 분배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주고받은 정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기계적 중립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가 가져온 사회적 해악과 안보적 위협이 방어권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판결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 방식이 단순한 해킹이나 정보 탈취를 넘어 국내 범죄 조직과 결탁한 수익 창출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법부는 향후에도 북한 공작기관과 연계된 사이버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도박 산업이 북한의 자금줄로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수사 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더불어 관련 법망의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해커와#손잡고#도박사이트#분양한
북한 해커와 손잡고 도박사이트 분양한 총책, 항소심도 징역 5년·70억 상납 확인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