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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초읽기…AI 주도권 경쟁 속 ‘내우외환’ 위기

이성경 기자
카카오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초읽기…AI 주도권 경쟁 속 ‘내우외환’ 위기
©연합뉴스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이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하며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다. 성과급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간 극심한 견해차 속에 오는 27일 예정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결과가 그룹 전체 총파업 여부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사업 전환의 골든타임을 맞이한 카카오가 내부 갈등으로 인해 핵심 성장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안팎에서 확산하고 있다.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노조가 참여한 파업 찬반투표가 모두 찬성으로 가결되며 쟁의권 확보가 임박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경영진의 성과 독점을 강하게 비판하며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노조는 파업과 태업, 준법투쟁 등 다각도의 투쟁 방안을 검토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카카오 그룹 역사상 계열사의 부분 파업 사례는 존재했으나 본사 차원의 파업 시도는 창사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크다. 본사 노조가 오는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쟁의권을 확보할 경우 갈등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총파업으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플랫폼 업계는 카카오의 상징성과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이번 파업이 ICT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사 갈등의 근본 원인은 성과급 보상 구조의 불균형과 경영진에 대한 구성원들의 누적된 불신으로 요약된다. 노조 측은 경영진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임원들에게만 150%에 달하는 단기 성과급을 책정하고 일반 직원의 성과급 재원은 오히려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퇴임 대표에 대한 과도한 보수 지급과 특별한 연관성 없는 고문 위촉 관행은 조직 내 형평성 논란을 극대화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경영진의 불투명한 의사결정과 보상 체계에 대한 비판은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를 넘어 조직 운영의 투명성 확보라는 본질적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결의대회에서 경영진이 사상 최대 실적의 과실을 독점하는 사이 현장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내부 결속력 약화는 기업의 장기적인 운영 효율성을 저해하고 우수 인력 유출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ICT 업계는 이번 파업 가능성이 카카오의 미래 핵심 전략인 AI 사업 고도화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를 AI 전환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중심으로 메신저와 커머스 등 주요 서비스의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 중이다. 개발 인력과 플랫폼 운영 조직이 단체행동에 돌입할 경우 신규 서비스 출시 일정 지연과 시스템 안정성 저하는 피하기 어려운 수순이다.

AI 경쟁이 국가적 차원의 기술 패권 다툼으로 번진 상황에서 내부 갈등으로 인한 개발 공백은 카카오의 시장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 서비스 안정성이 생명인 플랫폼 기업에 있어 인력 공백에 따른 운영 차질은 브랜드 신뢰도와 직결되는 치명적인 문제다. 특히 경쟁사들이 발 빠르게 AI 수익화 모델을 구축하는 시점에서 발생하는 경영 불확실성은 투자 심리 위축과 주가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노사 갈등의 장기화가 카카오의 대외 신뢰도와 기업 가치에 미칠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플랫폼 기업의 자산은 결국 사람과 기술인데 노사 간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는 혁신적인 서비스 창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주들 역시 경영진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고 조직 내 갈등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강력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네이버가 최근 임금 협상을 집중 교섭 3주 만에 5.3% 인상안으로 조기 타결하며 AI 사업에 매진하는 모습은 카카오의 현 상황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네이버는 노사 간 합의를 통해 내부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고 3분기부터 본격적인 AI 서비스 수익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경쟁사의 행보는 카카오 노사 양측 모두에게 조속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막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 18일 노사가 조정 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만큼 남은 기간 회사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상 체계의 근본적인 개편 없이는 노조의 강경한 태도를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이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와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네이버의 조기 타결 사례가 카카오 노사 모두에게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27일로 예정된 최종 조정 결과가 카카오가 내우외환을 극복하고 AI 경쟁 대열에 정상적으로 합류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향후 카카오 노사는 지노위 중재안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보상안과 경영 투명성 제고 방안을 놓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ICT 생태계 전반의 기술 발전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사 양측의 전향적인 양보와 전략적 결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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