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유무역지역 내 국·공유지의 분양 절차를 명문화하여 입주 기업들의 토지 소유를 전면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1970년 제도 도입 이후 유지되어 온 임대 위주의 운영 방식이 50여 년 만에 대전환을 맞이하면서, 자금 조달과 신규 투자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지식서비스 기업의 입주 문턱을 낮추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여 자유무역지역을 고부가가치 거점으로 재편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유무역지역 내 토지 분양 절차와 지식서비스 산업 입주 확대를 골자로 하는 '자유무역지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의 임대 중심 운영 체계에서 벗어나 국·공유지 분양의 세부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기업의 토지 소유권 확보를 통한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는 데 목적을 둔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디지털 전환 지원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유무역지역은 그간 법령상 분양 근거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행정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임대 방식으로만 운영되어 왔다. 토지 소유권이 없는 입주업체들은 공장 부지 등을 담보로 활용할 수 없어 금융권 대출이나 자금 조달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담보 부족 문제는 기업들이 대규모 신규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현장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개정안은 국·공유지 및 공장의 분양 절차와 조건을 명확히 규정하였다. 매각 가격은 국가재산법을 준용하여 산정하도록 하였으며, 매각 대상은 기존 입주기업체 또는 입주 자격을 갖춘 제3자로 한정하여 제도의 실효성을 높였다. 이는 기업이 안정적인 자산 기반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부동산 투기 세력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엄격한 사후 관리 체계도 함께 도입된다. 정부는 분양받은 토지에 대해 처분제한 기간을 신설하여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거래를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입주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무단으로 토지를 처분하는 등 의무 사항을 위반할 경우에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여 법적 실효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산업 구조의 변화에 발맞춰 입주 자격의 외연도 대폭 확장된다. 1970년 도입 이후 제조업 중심으로 운영되던 자유무역지역에 정보처리 및 연구개발업 등 지식서비스 분야 수출 기업의 입주가 전격 허용된다. 이는 전통적인 제조 기지의 역할을 넘어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고부가가치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지식서비스 기업들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규제 완화도 눈에 띈다. 대규모 제조 설비나 공장이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 업종의 특성을 반영하여 기준건축면적률 예외를 허용함으로써 입주 문턱을 대폭 낮추었다. 소규모 사무 공간만으로도 자유무역지역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어 혁신 스타트업과 연구소들의 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제 혜택 측면에서도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포함되었다. 기존에는 물품 통관 시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던 관세법 특례를 관세의 부과와 감면 범위까지 확대하여 입주 기업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였다. 이러한 세제 강화 조치는 지식서비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은 자유무역지역이 제조업의 틀을 벗어나 디지털과 서비스가 융합된 고부가가치 수출 거점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업이 부지를 직접 소유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투자 증대 효과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민간 주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규제 혁파의 전형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공유지의 사유화에 따른 공공성 훼손과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토지 분양이 자칫 대기업의 부동산 자산 증식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철저한 감독과 이행 점검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의식하여 처분제한 기간 설정과 이행강제금 부과 등 투기 방지 장치를 촘촘히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개정 법률은 향후 시행령 개정 등 하위 법령 정비 작업을 거쳐 내년 5월 중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법 시행 전까지 지자체 및 유관 기관과 협력하여 분양 수요를 파악하고 세부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유무역지역의 체질 개선이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