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연구개발(R&D) 성과의 산업 현장 안착을 위해 총 3,4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금융 지원 제도가 본격 가동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사업화 보증' 한도를 기존 정책보증과 별개로 최대 100억 원까지 설정하여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병목 현상을 해소한다. 공공연구기관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하여 기술 이전과 사업화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일 국무회의에서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국가 R&D 성과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대규모 금융 지원 체계를 즉시 시행한다. 이번 개정안은 공공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이 협력하여 확보한 유망 기술이 자금 부족으로 인해 사장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구실에 머물러 있던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들은 우수한 연구 성과를 보유하고도 이를 제품화하거나 양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공공연구기관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사업화하려 할 때 이를 뒷받침할 별도의 금융 지원 제도가 미비하여 시장 진입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번 조치는 이러한 시장의 자금 조달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 금융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롭게 도입되는 금융 지원 제도는 '사업화 보증'과 '유동화 보증'이라는 두 가지 핵심 축으로 구성되어 운영된다. 사업화 보증은 기업의 전체 재무 상태를 평가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해당 기술의 사업성 자체를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혁신적인 방식을 채택한다. 유동화 보증은 기업의 현재 매출액보다는 미래에 창출될 사업화 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하여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정부는 금융 지원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수혜 대상을 기존 중소기업에서 공공연구기관까지 전격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국가 R&D 완료 과제를 실제 사업화로 연결하거나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를 추진하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기존 일반 정책보증 한도와는 별도의 추가 한도를 설정함으로써 기업들이 가용한 자금의 범위를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게 했다.
사업화 보증의 경우 기술 이전 및 상용화에 필요한 자금을 산정하여 기업당 최대 100억 원까지 파격적인 한도를 제공한다. 이는 개별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둔 조치로, 우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자금 압박 없이 연구개발 후속 단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평가 방식의 전환을 통해 담보 능력이 부족한 기술 중심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금융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했다.
유동화 보증은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나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료 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다시 기업의 사업화 자금이나 연구기관의 차세대 기술개발 재원으로 재투입되는 선순환 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미래 가치를 자산화하여 자본 시장의 자금을 산업 현장으로 유입시키는 고도화된 금융 기법이 적용된 결과다.
이번 정책의 총 지원 규모는 사업화 보증 2,600억 원과 유동화 보증 800억 원을 합산한 총 3,400억 원으로 확정되었다. 중기부는 법안 의결 직후 세부 시행 지침을 마련하여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실제 보증 지원이 현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 속에서 기술 혁신 기업들이 겪는 경영난을 선제적으로 방해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황영호 중기부 기술혁신정책관은 "이번 개정으로 우수한 기술개발 성과가 사장되지 않고 기업의 성장과 수익 창출로 이어지며, 다시 기술개발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국가 연구개발 성과의 활용도와 효율성이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국가 R&D 투자 효율성을 제고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술력 중심의 평가가 자칫 부실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엄격한 사후 관리와 평가 시스템의 정교화를 요구하고 있다. 자금 지원이 시장의 자생력을 해치지 않도록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수적인 금융권의 시각에서는 기술의 미래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심사 기법 도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술 평가 전문 인력을 보강하고 데이터 기반의 심사 시스템을 고도화하여 지원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사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민간 금융기관과의 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제도 시행은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과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금융 지원 제도의 성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지원 규모와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기술 사업화 성공 사례를 축적하여 민간 자본이 자연스럽게 기술 금융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국가 R&D 성과가 경제 성장의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규제 혁신과 금융 지원을 병행하는 정책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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