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삼성전자 노사 총파업 직전 극적 타결... 반도체 불확실성 걷어내고 실적 반등 노린다

정휘 기자
삼성전자 노사 총파업 직전 극적 타결... 반도체 불확실성 걷어내고 실적 반등 노린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총파업 예고 시점을 불과 한 시간 앞두고 노사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합의로 생산 차질 우려가 해소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실적 개선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주가는 장중 4%대 급락세를 극복하고 보합권에서 마감하며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3차 사후 조정 회의를 통해 파업 돌입 직전 극적인 합의점에 도달했다. 당초 노조는 21일 0시를 기해 총파업을 선언했으나, 정부의 중재와 경영 위기 공감대가 형성되며 최악의 파국은 면하게 되었다. 주식 시장은 협상 과정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으나 최종적으로는 기업 가치 회복에 대한 안도감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노사 협상 상황에 따라 종일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며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했다. 오전 중 타결 기대감이 고조되며 28만 2,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노조의 협상 결렬 및 파업 선언 소식에 26만 3,500원까지 4.36% 급락했다. 이후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재에 나서고 극적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을 만회하며 전장 대비 0.18% 오른 27만 6,0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는 이번 합의가 그간 경쟁사 대비 저평가되었던 삼성전자의 주가 탄력을 회복시키는 결정적 촉매제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는 파업 이슈를 제외하면 업황 펀더멘털이 견고하게 공급자 우위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채 연구원은 리스크 해소에 따른 상승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37만 원에서 57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는 전날 종가와 동일한 174만 5,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보합세를 유지했다. 삼성전자가 내부 리스크로 인해 상대적으로 억눌려 있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반도체 섹터 내에서의 주가 상승 속도는 삼성전자가 앞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불확실성 제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매수 우위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합의의 핵심인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법적 분쟁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힌다.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주주총회 절차 없는 성과급 지급 합의가 상법상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근로자 보상 재원이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주주 이익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 틀 안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노사 갈등의 장기화로 인해 내부 조직 문화에 남은 상흔과 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도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다. 협상 과정에서 노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단기간 내에 완전한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과도한 성과급 지출이 장기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 재원을 잠식하여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정부는 21년 만의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검토하며 이번 사태가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자로 나서며 노사 양측의 양보를 이끌어낸 점이 결정적 타결의 발판이 되었다. 경영계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지 않은 것을 불행 중 다행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번 고비를 넘김으로써 2분기 실적 발표와 차세대 반도체 로드맵 이행에 전념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노사 분규가 아닌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여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향후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결과와 주주들의 법적 대응 추이가 삼성전자 경영 정상화의 최종 향방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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