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첫 TV 토론회에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지연에 따른 예산 낭비와 대전·충남 행정통합 무산의 책임 소재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는 전임 시장의 의사결정 지연을 총사업비 증액의 원인으로 지목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는 현 시정의 지방채 급증과 재정 악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대전시장 선거를 앞두고 열린 첫 TV 토론회에서 여야 후보들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의 재정적 효율성과 행정 통합 무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두고 날 선 설전을 벌였다. 이번 토론은 민선 8기 시정의 성과를 방어하려는 이장우 후보와 민선 7기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실정을 지적하는 허태정 후보 간의 대결 구도로 전개되었다. 양측은 특히 사업비 증액의 정당성과 지역 통합 실패가 초래할 미래 가치 훼손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이장우 후보는 토론 시작과 동시에 전임 시정의 무능론을 제기하며 시장 교체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허태정 후보가 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중소벤처기업부를 세종시에 빼앗겼고, 도시철도 사업비가 배로 늘어나는 등 행정 공백이 심각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본인의 성과로 세계적인 바이오기업 머크의 유치와 장기 표류하던 대전교도소 이전 사업의 정상화를 내세우며 행정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부각했다.
허태정 후보는 민선 7기 재임 시절의 성과를 방어하며 현 정부 하에서의 민생 경제 위기를 역공의 소재로 삼았다. 허 후보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대전의 시정은 멈추지 않았으며, 현재 서민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일 가격과 유가 상승 등 구체적인 지표를 언급하며 현 시정의 경제 정책이 시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사업은 토론회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며 후보 간의 전문성 대결로 이어졌다. 이 후보는 임기 내에 3호선에서 6호선까지 개통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며 속도감 있는 교통 인프라 확충을 약속했다. 이에 허 후보는 대전시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근거로 이 후보의 공약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견제구를 던지며 예산 확보 대책을 요구했다.
이 후보는 트램 완공 지연에 따른 비용 상승의 책임을 허 후보에게 돌리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무능했던 허태정 후보가 트램을 일찍 완공했으면 되는 일"이라며 정책 결정 지연으로 인해 총사업비가 3,0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점을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이러한 예산 증액이 결국 시민들의 혈세 부담으로 돌아왔음을 지적하며 행정의 결단력이 부족했음을 꼬집었다.
허 후보는 예산 증액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이 후보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트램 사업비가 늘어난 이유가 지하화 구간의 확대와 기존 노선에 없던 대전역 신설 등 시민 편의를 위한 설계 변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후보가 급전 방식을 변경하면서 관련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후보가 공언한 2028년 준공 가능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무산과 관련해서도 두 후보는 책임의 화살을 서로에게 돌렸다. 허 후보는 본인이 충청 메가시티 구축 협의체를 주도했으나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통합이 무산되면서 20조 원 규모의 지원 기회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 실패가 향후 2차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도 대전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현 시정의 정무적 능력을 비판했다.
이 후보는 행정통합 무산의 원인이 민주당 측의 부실한 설계에 있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충남도와의 협의 과정에서 실질적인 재정 이양 없는 통합은 지역에 불행을 초래할 뿐이라며 허 후보 측의 안을 '깡통'에 비유했다. 이 후보는 "재정 이양 없는 통합은 충청에 불행을 초래할 뿐"이라며 이재명 정부 체제 하에서는 원칙 없는 통합에 응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비상 상황 대응 능력을 묻는 과정에서는 12·3 비상계엄 당일 행적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오갔다. 허 후보는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인 이 시장이 계엄 당일 밤 무엇을 했는지 추궁하며 안보 의식을 문제 삼았다. 이에 이 후보는 전국미용사협회 갈라쇼 참석과 지역 언론사 사장단과의 미팅 등 공식적인 일정을 수행 중이었다고 해명하며 행정 공백은 없었음을 강조했다.
재정 건전성 문제는 토론회 후반부의 핵심 이슈로 다뤄지며 차기 시정의 운영 방향을 가늠케 했다. 허 후보는 민선 8기 들어 지방채가 급속도로 증가하여 지역화폐인 대전사랑카드 등의 예산 집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본인이 당선될 경우 정부 예산에 대전의 필요 사업을 적극 반영하여 재정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후보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비판하며 보수 진영의 결집을 호소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특검법과 초과이익 국민 배당 정책을 '사회주의적'이라고 규정하며 시장 경제의 질서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무책임한 시장 교체 대신 지역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집권 여당 후보인 본인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했다.
제3지대 후보로 참석한 개혁신당 강희린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들의 공약이 선심성 정책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했다. 강 후보는 두 후보가 제시하는 현금 살포성 공약이 대전의 장기적 미래를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30~40년 후를 내다보는 전략적 선택을 당부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차악이 아닌 최선의 후보를 선택해야 대전의 정치가 혁신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회가 대전의 핵심 인프라 사업인 트램의 향방과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검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행정학 교수는 "트램 예산 증액과 행정통합 무산은 대전의 미래 성장 동력과 직결된 문제"라며 "후보들이 제시한 재정 확보 방안의 실현 가능성을 유권자들이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향후 선거 과정에서 트램의 구체적인 공정 계획과 지방채 관리 전략이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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