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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 100조 손실 우려에 삼성전자 노사 극적 합의... 긴급조정권 압박 속 파국 면했다

이성경 기자
국가 경제 100조 손실 우려에 삼성전자 노사 극적 합의... 긴급조정권 압박 속 파국 면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에 따른 100조 원 규모의 경제적 타격 우려 속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가운데, 노사는 장시간 마라톤 협상 끝에 최악의 생산 차질 사태를 피하기로 결단했다. 이번 합의는 자본시장 위축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붕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막기 위한 노사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이라는 벼랑 끝 대치를 멈추고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양측은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교섭에서 장시간 논의 끝에 합의안에 서명하며 파국을 면했다. 이번 합의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최대 100조 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와 국가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정부의 강력한 중재와 긴급조정권 행사 가능성 시사가 노사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초 이날 오전 재개된 사후조정이 결렬되며 총파업이 가시화되는 듯했으나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의 개입으로 오후 4시 25분 교섭이 재개됐다. 노사는 재개 6시간 만인 오후 10시 30분경 극적으로 합의점에 도달하며 장기 표류하던 협상을 일단락 지었다.

반도체 생산 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유무형의 손실은 단순한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거시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생산 라인 중단과 웨이퍼 등 원재료 손실이 겹칠 경우 피해 규모가 100조 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역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 원 이상 급감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위상은 국내 자본시장의 안정성과도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 경제6단체는 삼성전자의 파업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국내 증시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정부의 즉각적인 공권력 개입을 촉구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또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의 병목 현상과 가격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며 운영 불확실성 해소를 강조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을 맹추격 중인 중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노사 양측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생산 차질을 겪는 사이 중국 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받는 현지 업체들이 대체 공급처로 부상할 경우 기술 격차 축소는 불가피하다. 이는 곧 국가 전략 산업인 반도체의 주도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정·재계 전반에 확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 행사가 적정한 선을 지켜야 한다며 양보를 통한 타협을 강하게 주문했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도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한 긴급조정 등 모든 대응 수단 강구 가능성을 언급하며 노조의 결단을 압박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삼성전자 파업이 발생했을 때의 악영향을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노조가 요구해온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 고정 배분 방식은 기업 가치 훼손과 주주 이익 침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상법상의 원칙과 대치되며 노조의 '준 주주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이홍 광운대 명예교수는 세미나에서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정률 배분받는 것은 일종의 선배당으로 용납될 수 없는 요구다"라고 비판했다.

물론 노동계 일각에서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와 성과 공유를 요구하는 노조의 목소리가 경영 효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노동조합은 그간 사측의 제시안이 조합원의 헌신에 미치지 못한다며 단체행동의 정당성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국가 경제의 중추인 반도체 산업이 마비될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 전체에게 돌아간다는 공익적 관점이 이번 합의 과정에서 우선시됐다.

이번 잠정 합의안은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재적 조합원 과반의 투표와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효력이 발생하며 투표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의 경영 정상화 여부가 결정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사 자율 교섭으로 합의에 이르게 된 점에 감사하며 삼성전자가 국민 기업임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사 관계의 근본적인 재정립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내부 혁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 역시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해 노사 관계 안정화와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하며 유사한 위기 재발 방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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