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가 5인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절대 강자 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국민의힘 유의동,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3강 구도를 형성했으며 진보당 김재연과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가 맹추격하는 형국이다. 이번 선거는 전국 14곳의 재보궐 지역 중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도권 민심의 향배를 가를 최대 승부처로 부상했다.
경기 평택을 지역구는 도농 복합 지역의 특수성과 거물급 정치인들의 대거 등판으로 인해 이번 재보궐 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손꼽힌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호순으로 김용남, 유의동, 조국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양상을 띠고 있다. 과거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던 이곳은 최근 고덕국제신도시 개발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가동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선거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중오거리와 안중시장 등 지역 거점에서 확인된 유권자들의 반응은 지지 후보와 연령대에 따라 명확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안중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60대 성모 씨는 국정 운영의 효율성과 집권 여당의 힘을 강조하며 김용남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평택에서만 3선 의원을 지낸 유의동 후보에 대해서는 지역 사정에 정통한 토박이 정치인이라는 점이 고령층 유권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지지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주로 정권 심판론과 인물에 대한 부채 의식을 투표의 핵심 동기로 꼽는 분위기다. 배식 봉사 현장에서 만난 50대 양모 씨는 조 후보가 겪은 고초에 대한 동정론과 함께 이번 선거를 통한 명예 회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고덕신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3040 세대의 개혁 성향과 맞물리며 조 후보가 3강 구도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군소 정당 후보들 역시 특정 계층과 소신 투표층을 공략하며 유의미한 지지세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보당 김재연 후보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와 현장 목소리를 대변하는 유일한 후보임을 내세워 노동계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는 정치적 부침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소신을 강조하며 보수층 내에서도 원칙론을 중시하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평택을의 선거 지형은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인 팽성읍과 진보 성향이 짙은 고덕국제신도시 간의 세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는 특성을 보인다. 19대 총선부터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3회 연속 승리하며 보수 우위를 점했으나 지난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며 판세가 역전된 바 있다. 이러한 역동적인 정치 이력은 이번 재선거에서 각 정당이 사활을 걸고 화력을 집중하게 만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
신도시 지역의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감지되는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는 이번 선거의 최종 투표율을 결정지을 중대 변수다. 고덕동의 카페에서 만난 20대 유권자 김모 씨는 후보들의 면면이나 공약에 대해 잘 모른다며 투표 참여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정쟁에 치우친 선거전이 청년층의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이나 지역 현안 해결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중앙 정치의 논리에서 벗어나 지역의 낙후된 인프라 개선과 생활 밀착형 정책에 집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안중시장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김진근 씨는 "평택 서부 지역은 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더디고 소외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들이 선거철에만 나타나 인사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성면 등 농촌 지역에서는 송전선과 같은 기피 시설 건립 문제와 농업 기반 시설 확충이 표심을 가르는 핵심 현안으로 거론된다. 주민 이모 씨는 특정 지역에 혐오 시설이 집중되는 현상을 비판하며 이러한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해결할 역량을 갖춘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고덕동 아파트 단지의 젊은 부모들은 24시간 어린이전문병원 건립과 같은 보육 인프라 공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후보들의 난립이 정책 대결보다는 정치적 상징성 경쟁으로 흐르며 지역 고유의 현안이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후보 개인의 인지도나 중앙 정치권에서의 위상이 지역구의 구체적인 발전 방안보다 앞서는 현상은 지방 자치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기계적 중립 측면에서 볼 때 다양한 후보의 출현은 선택권을 넓히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표심 분산에 따른 대표성 약화라는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실시되는 사전투표를 앞두고 각 진영의 단일화 성사 여부는 선거 판세를 뒤흔들 마지막 변수로 주목받는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 모두 내부적인 표 분산이 승패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막판 세 결집을 위한 전략적 공조 가능성이 열려 있다. 유권자들의 선택은 결국 지역 발전의 적임자를 찾는 실용적 잣대와 정국 주도권을 향한 정치적 심판 사이의 접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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