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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물찻오름, 지자체 지정 '1호 습지보호지역' 확정... 32만㎡ 생태 보고 체계적 보존 나선다

이겨례 기자
제주 물찻오름, 지자체 지정 '1호 습지보호지역' 확정... 32만㎡ 생태 보고 체계적 보존 나선다
©연합뉴스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시 조천읍 물찻오름 습지를 도지사 권한으로 지정하는 제1호 습지보호지역으로 확정하고 총 32만 4,547㎡ 부지에 대한 정밀 관리에 돌입한다. 이번 지정은 기존 5곳의 람사르 습지와 달리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보전 구역을 설정한 첫 사례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보호와 산지 습지의 원형 보존을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제주도는 21일부터 20일간의 행정예고를 거쳐 도민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고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려니숲길 내부에 위치한 물찻오름 습지가 제주도지사가 직접 지정하는 첫 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이름을 올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물찻오름 습지의 독보적인 생태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습지보호지역 8,489㎡와 습지주변관리지역 31만 6,058㎡를 포함한 총 32만 4,547㎡를 보호 구역으로 설정한다. 이는 도내 기존 람사르 습지들이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되던 것과 대조적으로, 제주도가 독자적인 환경 주권을 행사하여 생태계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물찻오름 습지는 오름 분화구 내에 형성된 희귀한 산지 습지로,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된 자연 습지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정밀 조사 결과 해당 지역에는 식물 187종과 동물 44종이 서식하고 있어 생물다양성의 보고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매, 새호리기, 긴꼬리딱새의 핵심 서식처로 확인되면서 학계와 환경 단체로부터 체계적인 보전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제주도는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해 2026년 5월 21일부터 6월 10일까지 20일간 행정예고를 실시하여 도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다. 이번 행정예고는 법적 지정 절차의 필수 단계로, 보호지역 경계 설정의 적정성과 향후 관리 방향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의견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기간 내에 제주도 환경정책과를 통해 서면이나 온라인으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물찻오름은 지난 2008년부터 자연휴식년제가 도입되어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어 온 지역이다. 매년 사려니숲길 축제 기간 중 약 2주 동안만 일시적으로 개방되었으나, 이번 보호지역 지정은 이러한 단기적인 조치를 넘어선 상시적이고 체계적인 보전·관리 시스템 구축을 의미한다. 제주도는 습지의 보전 상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되, 훼손 우려가 없는 범위 내에서 탐방 인원과 구간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이번 지정이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중산간 생태계 보호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주도 환경정책 관계자는 "물찻오름 습지는 지형적 특수성과 경관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 국가적 기준을 상회하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번 지정은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생태계 변화를 과학적으로 추적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향후 수립될 보전계획에 따라 생태계 복원 사업과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을 병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장기간 지속된 출입 제한에 이어 보호지역 지정이 확정됨에 따라 지역 경제 활성화와 탐방권 제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사려니숲길을 찾는 관광객과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보전과 활용 사이의 균형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한다. 환경 보전이라는 대의명분에는 동의하면서도, 생태 자원을 활용한 제한적 탐방 기회 확대가 지역 상생에 필수적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제주도는 보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고수하면서도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활용 방안을 모색하여 비판적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품격 생태관광 프로그램이나 환경교육 콘텐츠를 개발하여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규제 중심의 환경 행정에서 탈피하여 보전이 곧 지역의 자산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향후 제주도는 물찻오름 습지 보전계획을 수립하고 전문 인력을 배치하여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행정예고 기간이 종료되면 접수된 의견을 바탕으로 최종 구역을 확정하고, 도 습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호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공식 선포한다. 이번 사례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도내 다른 유력 습지들의 추가 지정 논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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