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신고 포상금의 상한액을 완전히 폐지하고 지급 요율을 과징금의 최대 10%로 대폭 인상한다. 기존 30억 원에 묶여 있던 포상금 한도가 사라지면서 대형 담합 사건의 경우 내부 고발자가 수백억 원대의 보상금을 받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이는 시장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은밀한 담합 행위에 대해 '반드시 적발된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조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고 포상금 상한액을 폐지하고 요율을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등 위반행위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행정예고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불공정 행위별 최소 1억 원에서 최대 30억 원으로 제한되었던 포상금 지급 한도가 완전히 사라진다. 기업 간 담합은 시장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내부 고발 없이는 적발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파격적인 대우다.
포상금 지급 요율은 과징금의 최대 10%로 일원화하여 신고자가 받을 수 있는 보상 규모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현재는 과징금 규모에 따라 1%에서 20%까지 구간별로 요율이 나뉘어 있어 산정 방식이 복잡하고 실제 수령액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과징금 1,000억 원이 부과된 대형 담합 사건을 신고할 경우 기존에는 구간별 요율 적용으로 28억 5,000만 원을 받았으나, 앞으로는 총액의 10%인 100억 원을 받게 된다.
부당 지원과 사익 편취 행위에 대한 증거 인정 범위도 대폭 확대하여 내부 신고의 실효성을 강화한다. 특정 회사나 총수 일가를 유리하게 지원하는 행위는 외부에서 입증하기가 극히 까다로운 영역으로 분류된다. 이에 공정위는 기존의 거래 내역이나 조건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지원 의도'와 관련된 내부 정보까지 포상금 산정을 위한 증거로 인정하기로 했다.
기술 보호를 위한 감시 체계에도 인센티브를 도입하여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한 밀착 감시를 유도한다. 하도급 거래 현장에서 발생하는 원사업자의 부당한 기술 자료 요구 등을 수집해 제보하는 '기술 보호 감시관'에게는 포상율을 상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핵심 자산인 기술력을 보호하고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제도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신고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경우에는 포상금을 일부 감액하는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신고자의 조사 협조 수준이나 법 위반 행위 가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필요 최소한도인 30% 범위 내에서 금액을 깎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다만 위반 행위에 가담한 내부 신고자라 하더라도 형사 처벌 면제 절차와 공익 신고자 보호 조치를 통해 신분상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포상금 지급 시기 역시 신고자의 편의를 고려해 과징금 납부 시점과 연동하여 유연하게 조정한다. 기존에는 법 위반 의결 후 3개월 이내에 일괄 지급했으나, 앞으로는 과징금이 국고에 처음 납부될 때 기본 포상금을 먼저 지급하고 최종 납부 시 잔여금을 주는 방식을 채택한다. 이는 국고 환수 절차와 포상금 지급 사이의 시차를 줄여 신고자의 실질적인 보상 체감도를 높이려는 조치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포상금이 허위 제보나 기업 내부의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보상금 규모가 로또 수준으로 커짐에 따라 이를 노린 악의적인 고발이 늘어날 경우 기업의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엄격한 증거 수준 판단과 감액 규정을 통해 이러한 부작용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개정은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에 따른 것으로, 담합 행위에 대한 정부의 엄정 대응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대통령은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신고하면 팔자 고치도록 포상금을 확 주라"며 "로또 하느니 담합 뒤지자고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들에 법 위반 행위를 하면 반드시 적발된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공정위는 다음 달 10일까지의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관련 절차를 거쳐 상반기 중 개정안을 확정 및 시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시장의 자정 작용을 촉진하고 불법적인 이윤 추구 행위를 억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치주의에 기반한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이 향후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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