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의 브릿지론 요청에 대해 MBK파트너스의 직접적인 이행보증이 없는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홈플러스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의 개인 연대보증이라는 고육지책을 내놓았으나 대주주의 무책임한 태도가 시장 질서를 저해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임금의 25%만 지급하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으며 노조는 메리츠를 상대로 한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에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브릿지론 대출을 재요청하며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의 개인 연대보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이 유입되기 전까지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연 6%의 이자율과 매각 대금 즉시 상환 조건이 포함되었다. 하지만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측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라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메리츠가 요구해온 브릿지론의 핵심 조건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 상환과 MBK파트너스의 공식적인 이행보증이었다. 홈플러스는 매각 대금 즉시 상환과 연 6% 이자 지급에는 동의했으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이행보증에 대해서는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해왔다. 이에 홈플러스는 공동대표이자 관리인인 김광일 부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연대보증을 서겠다는 타협안을 제출하며 메리츠의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김 부회장 개인의 보증이 대주주의 책임을 대신할 수 없으며 이는 오히려 사모펀드의 무책임한 경영 방식을 드러내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메리츠 관계자는 "이행보증 주체로 대주주가 아닌 관리인 개인을 내세운 것은 김병주 회장 등 실질적 결정권자들이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특히 익스프레스 매각이 대주주의 통제 범위 내에 있는 사안인 만큼 배임 방지와 주주 설득을 위해 MBK의 보증은 필수적인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익스프레스 영업양도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관리인이 집행하는 절차이므로 대주주가 통제할 여지가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증 책임을 부담하겠다고 나선 것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이자 절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메리츠가 회생 계속과 정상화를 돕는 것이 오히려 채권자의 이익에 부합하며 배임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경영 상황은 임금 체불과 매장 폐쇄가 이어지며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임금이 25%만 지급된 데 이어 5월 급여일에도 급여를 전혀 지급하지 못하는 등 내부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37개 매장의 영업을 추가로 중단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으나 운영자금 확보 없이는 정상적인 영업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리츠의 엄격한 보증 요구가 자칫 기업의 회생 기회를 박탈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금융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채권자가 담보 이상의 과도한 보증을 요구하는 것이 자본시장의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세가 선행되지 않는 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메리츠 측은 이번 사태가 자본시장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메리츠 관계자는 "MBK는 그간 홈플러스 경영 악화에 모든 책임이 있음에도 채권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이는 홈플러스 사태를 넘어 시장 질서를 심각히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대출 조건을 넘어 사모펀드의 기업 운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반영한다.
홈플러스 일반노조가 오는 6월 1일부터 메리츠를 대상으로 투쟁에 돌입할 것을 예고함에 따라 노사정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노조는 메리츠의 결단을 촉구하며 자금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강력한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향후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의 유입 시점과 메리츠의 입장 변화 여부가 홈플러스 생존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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