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8개월 된 아들을 TV 리모컨으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30대 친모가 아동학대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피의자가 두개골 골절 등 치명상을 입은 영아를 방치하라는 의료진의 경고를 두 차례나 무시하며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 하고 남편과 연년생 형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는 생후 8개월 된 아들 B군의 머리를 TV 리모컨으로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친모 A씨를 아동학대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지난달 10일 정오 무렵 경기도 시흥시 소재 자신의 아파트에서 잠을 자지 않고 칭얼거린다는 이유로 B군의 머리 부위를 리모컨으로 여러 차례 강하게 가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단순 과실이나 우발적 폭행을 넘어 치명적인 부상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부모의 책임 유기 문제가 핵심으로 지목된다.
범행 직후 피해 아동이 3시간 넘게 울음을 그치지 않자 A씨는 인근 소아과 병원을 방문했으나 의사의 정밀 진단 권고를 묵살했다. 당시 소아과 전문의는 아동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인지하고 상급 병원으로 즉시 이동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A씨는 이러한 전문가의 소견을 뒤로하고 아들을 데리고 그대로 귀가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A씨의 기만적인 행위는 남편이 퇴근한 이후에도 지속되며 치료의 골든타임을 완전히 놓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같은 날 오후 8시경 퇴근한 남편과 함께 부천시 소재 종합병원을 찾은 A씨는 의료진에게 거짓 진술을 늘어놓았다. 그녀는 아이가 씻다가 넘어져 머리를 다친 것이라며 학대 사실을 은폐하려 시도했으며 이는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다.
당시 종합병원 의료진은 B군의 상태를 검진한 결과 두개골 골절과 심각한 뇌 손상을 확인하고 즉각적인 입원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A씨는 입원 조치가 필요하다는 병원 측의 제안을 재차 거부하고 아들을 다시 집으로 데려오는 극단적인 선택을 내렸다. 중증 외상을 입은 영아를 의료 시설이 아닌 가정 내에 방치한 행위는 검찰이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적용하는 결정적 근거가 되었다.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B군은 사흘이 지난 13일 오후 9시경이 되어서야 다시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이미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의료진의 사투에도 불구하고 B군은 이튿날 오전 8시경 끝내 숨을 거두었으며 부검 결과 사인은 머리 부위 손상으로 밝혀졌다. A씨는 초기 조사 과정에서 아이가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칭얼거려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자신의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로 의율하며 피의자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문의가 두 차례나 입원과 정밀 치료의 필요성을 경고했음에도 이를 거부한 것은 피해 아동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 당국은 A씨가 자녀의 생존보다 범행 은폐와 본인의 편의를 우선시했다고 판단하며 법정 최고형 수준의 처벌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피의자의 산후우울증이나 육아 스트레스 등 심리적 불안 상태가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참작 사유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동 보호 시스템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비극인 만큼 가해자 개인의 일탈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지망의 부재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는 생명권 침해라는 본질적인 범죄 사실을 부정하기에는 법리적 근거가 약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검찰은 현재 A씨가 숨진 B군의 연년생 형을 상대로 저지른 추가적인 학대 및 방임 혐의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형에 대한 부적절한 양육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피해 아동이 더 존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면밀히 살피는 중이다. 가정 내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학대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양형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는 남편에 대한 책임론 역시 거세게 일고 있으며 검찰은 그의 방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남편은 아내의 폭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관계 기관에 신고하지 않았으며 의료적 처치가 시급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법치주의 관점에서 부모의 보호 의무는 선택이 아닌 법적 강제 사항이라는 점이 이번 수사의 핵심 원칙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재판에서는 의료진의 권고를 무시한 구체적인 동기와 학대의 상습성 여부가 치열한 법리 다툼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영유아 학대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더욱 엄정한 사법 잣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의 아동 보호 체계가 가정 내부의 은밀한 폭력을 실시간으로 포착하기에 여전히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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