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옥천군수 선거 '행정 경험'과 '예산 확보' 정면충돌…농어촌 기본소득·관광 공약 격돌

음영태 기자
옥천군수 선거 '행정 경험'과 '예산 확보' 정면충돌…농어촌 기본소득·관광 공약 격돌
©연합뉴스

 

충북 옥천군수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황규철 후보와 국민의힘 전상인 후보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 전략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황 후보는 재선 도전자로서 행정 경험을, 전 후보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예산 확보 능력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양측은 농어촌 기본소득의 성과 귀속 문제와 장계관광지 개발의 실효성을 두고 팽팽한 시각 차를 드러냈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옥천의 미래 먹거리를 결정할 핵심 정책들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황 후보는 스스로를 검증된 행정가로 규정하며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한 반면, 전 후보는 중앙 정부의 국비 흐름을 꿰뚫는 예산 전문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청년 주택 공급 방식부터 농어촌 기본소득 운영, 대청호 연안 개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현안에서 대립각을 세웠다.

청년 주거 복지 정책은 토론 초반부터 양측의 실행력을 검증하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 후보는 황 후보가 내세운 청년주택 100호 공급 공약의 물리적 실현 가능성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부지 매입과 건축 공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단기 임기 내 완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황 후보는 전 후보의 민간 아파트 임차 공급 방안을 지목하며 구체적인 재원 조달 대책이 결여되었다고 반박했다.

월 15만 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은 정책의 성과를 누구의 공으로 돌릴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설전이 이어졌다. 전 후보는 해당 사업의 시범지역 선정 과정에서 박덕흠 국회의원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황 후보 개인의 치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황 후보는 1차 심사 탈락이라는 위기를 지역 정치권과 군민이 합심하여 극복해낸 결과물이라며 행정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농어촌 기본소득의 운영 방식과 예산 투입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시장 중심의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었다. 황 후보는 면 지역의 소비 편의를 위해 사용 한도액을 현행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 후보는 2년간 1,8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점을 지적하며, 차라리 대기업 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효율적이라고 맞섰다.

지역 관광 활성화 전략에서는 개발 방식과 환경 규제 대응을 놓고 근본적인 시각 차를 드러냈다. 전 후보는 소정리와 막지리를 잇는 산책로 연결을 골자로 한 제2의 남이섬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체류형 관광 기반 구축을 약속했다. 황 후보는 단순한 산책로 설치만으로 남이섬과 같은 관광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사업의 구체성 결여를 꼬집었다.

장계관광지 개발의 핵심인 출렁다리와 호텔 건립 역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전 후보는 전국적으로 200곳이 넘는 출렁다리의 과잉 공급 문제를 지적하며 사업성에 의문을 표했다. 황 후보는 올해 운항을 시작한 대청호 도선과 향후 조성될 생태 군립공원을 연계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방어했다.

대청호 주변의 엄격한 환경 규제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황 후보는 전 후보의 호텔 건립 공약에 대해 화장실 하나 설치하는 데도 2년이 걸리는 현실적인 환경법 제약을 언급하며 비판을 가했다. 전 후보는 충북도지사 후보와의 정책 공유를 통해 광역 차원의 해법을 모색하겠다며 대규모 숙박 시설 확충의 필요성을 굽히지 않았다.

최근 도입된 대청호 도선의 운영 미숙과 관련해서도 행정의 책임론을 둘러싼 날 선 비판이 오갔다. 전 후보는 계획된 2척 중 1척만 도입된 점과 항로의 단조로움을 지적하며 현 행정 체제의 무능을 몰아세웠다. 황 후보는 영세한 선박 건조업체의 사정으로 인한 불가피한 지연임을 해명하며 온라인 예약제 도입 등 운영 전반의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두 후보의 공약이 지나치게 토목 사업이나 현금성 복지에 치중되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정책들인 만큼 재정 자립도가 낮은 옥천군의 상황을 고려한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정 후보의 공약이 선심성 정책으로 흐르지 않도록 유권자들의 엄중한 잣대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행정의 연속성과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며 "결국 누가 더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옥천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선거 과정에서 환경 규제 완화와 예산 확보를 둘러싼 두 후보의 정책 대결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옥천군의 생존 전략은 결국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지속 가능한 개발에 달려 있다. 두 후보가 제시한 공약들이 단순한 선거용 수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과 법적 걸림돌 해소 대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화려한 수사 뒤에 숨겨진 정책의 실효성을 면밀히 따져보아야 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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