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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블랙리스트' 고소 전격 취하... 사법 리스크 해소하고 상생 경영 복귀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 노사, '블랙리스트' 고소 전격 취하... 사법 리스크 해소하고 상생 경영 복귀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 과정에서 불거진 '블랙리스트' 의혹을 포함한 모든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하며 극한 대립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결정은 임금협상 타결을 계기로 건강한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조직 문화를 개선하려는 경영 정상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노사는 성과인센티브(OPI) 산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DX 부문에 지급되는 자사주의 매각 제한을 없애는 등 실질적인 보상 체계 강화에도 합의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 기간 중 발생한 각종 고소·고발 사건을 전면 취하하기로 합의하며 노사 관계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노사는 지난 20일 작성된 성과급 노사 잠정 합의 회의록을 통해 건강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조직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민형사 사건 취하를 결정했다. 이번 합의는 임금협상 타결 이후 조직 내 갈등을 봉합하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지난달 파업 미참여자의 명단이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 및 유포 의혹과 관련하여 경찰에 제출했던 고소장을 철회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일부 직원이 임직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를 식별한 정황을 포착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임직원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해 타인에게 전달한 직원을 특정하여 추가 고소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강제수사의 강도를 높여왔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지난 8일과 18일 각각 수사 인력을 투입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며 법 위반 여부를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사측의 이번 고소 취하는 수사 기관의 강제수사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노사 간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다.

법조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법이나 노동조합법 위반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사측의 고소 취하만으로 수사가 즉각 중단되지는 않는다. 다만 피해자 격인 사측이 처벌 의사가 없음을 공식화한 것은 향후 검찰의 기소 여부나 법원의 양형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대결 구도를 끝내고 합의에 도달했다는 사실 자체가 사법적 판단 과정에서 참작 사유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노사는 이번 합의에서 성과인센티브(OPI) 재원 산정 기준에 대해서도 각 사업부의 특성을 반영한 세부 원칙을 확정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경우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를 기준으로 영업이익의 10%를 고정 지급하는 방식을 노조가 결정하기로 했다. 이는 실적 변동성이 큰 반도체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보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완제품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영업이익의 10%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 중 유리한 기준을 임직원 투표를 통해 선택하기로 했다. 사업부별로 성과 지표에 대한 선호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민주적 절차를 도입한 것이 이번 합의의 특징이다. 노사는 투표를 통해 결정된 기준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성과급 지급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상생 차원에서 DX 부문에 지급하기로 한 1인당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는 매각 시점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최종 확인했다. 이는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되는 일반적인 자사주가 일정 기간 의무 보유 기간을 갖는 것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임직원들은 지급받은 자사주를 즉시 현금화할 수 있어 실질적인 자산 형성 및 가계 소득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과거의 갈등을 털어내고 미래지향적인 노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결단"이라며 "노사가 손을 맞잡고 경영 위기 극복과 기술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노사 합의가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법적 위반 사항을 노사 합의라는 명분으로 무마하는 것이 법치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조직 내부의 질서 유지를 위해 엄정한 법적 잣대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경영상의 편의를 위해 면죄부를 주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비판은 향후 수사 기관의 최종 처리 결과에 따라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향후 삼성전자는 노사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 탈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사법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됨에 따라 경영진은 투자 결정과 기술 개발에 더욱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맞이하게 됐다. 노조 또한 파업을 유보하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한 만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협력이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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