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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이노베이션, 글로벌 완성차와 1.2만t 리튬 직공급 계약… '20만대 분량' 확보

이성경 기자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글로벌 완성차와 1.2만t 리튬 직공급 계약… '20만대 분량' 확보
©연합뉴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4년간 1만 2,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배터리 핵심 소재의 직공급 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계약은 전기차 약 2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으로, 배터리 셀 제조사를 거치지 않고 완성차 업체와 직접 손을 잡은 첫 번째 사례다. 에코프로그룹의 소재 수직 계열화와 유럽 현지 생산 거점 확보가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수주 경쟁력으로 증명되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향후 4년간 총 1만 2,000t의 수산화리튬을 공급하는 확정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약 20만 대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막대한 물량으로 평가받으며 기업의 중장기 매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완성차 업체(OEM)와의 직접 계약은 기존의 배터리 셀 제조사 중심 공급망 구조를 탈피하여 소재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이번 계약은 에코프로그룹의 소재 수직 계열화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그동안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셀 제조사를 주요 고객사로 두었으나 이번 계약을 통해 완성차 제조사로 판매처를 넓히며 공급망 다각화에 성공했다. 이는 공급망의 단계별 마진 구조를 단순화하고 원소재의 안정적 확보를 꾀하려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략적 선택과 에코프로의 기술력이 맞물린 결과다.

과거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삼성SDI 및 SK온과 대규모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내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에 추가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계약은 특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기업 측은 비밀 유지 조항을 근거로 구체적인 업체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유럽 시장 내 영향력이 큰 주요 브랜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데브레첸에 위치한 현지 생산 기지는 이번 대규모 수주를 이끌어낸 결정적인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유럽 현지에서 리튬의 공급과 가공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여 물류 효율성과 규제 대응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Closed Loop System)은 유럽 연합의 강력한 환경 규제에 부합하는 독보적인 강점으로 작용했다.

유럽의 배터리 규제는 원재료의 채굴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어 에코프로의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데브레첸 생산 기지는 유럽 내 배터리 밸류체인의 핵심 거점으로서 향후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현지 생산 역량은 단순한 물량 공급을 넘어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의 기초 체력을 입증한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가격 회복세 또한 이번 계약의 가치와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수산화리튬 가격은 ㎏당 21.9달러를 기록하며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는 지난해 6월 기록했던 최저점과 비교해 약 2.8배 수준으로 반등한 수치이며 장기간 이어지던 하락 국면을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리튬 가격의 반등은 소재 기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며 이번 수주 물량의 가치를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광물 가격 상승세와 대규모 수주 성과가 결합되어 향후 재무 제표의 질적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안정화가 리튬 가공 기업의 영업이익률을 정상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당사의 품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은 물론 글로벌 규제 대응 능력을 높이 평가해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셀 업체나 양극재 업체에서 직접 수산화리튬을 조달해 왔으나 이제는 완성차 업체가 직접 원소재 확보에 나서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직접 계약 구조는 향후 소재 기업의 협상력을 높이고 시장 내 지위를 공고히 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튬 가격의 변동성이 여전히 존재하며 글로벌 전기차 수요의 일시적 둔화 가능성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원자재 가격이 예상치 못한 대외 변수로 급락할 경우 계약 조건에 따른 수익성 변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계약은 장기적인 공급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기업 가치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향후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유럽 시장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북미 등 글로벌 신규 고객사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번 수주 물량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기업의 시장 점유율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리튬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굳건히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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