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AI 환각'에 오염된 공무원 국외 보고서, 인사처 교육비 전액 환수 조치 단행

음영태 기자
'AI 환각'에 오염된 공무원 국외 보고서, 인사처 교육비 전액 환수 조치 단행
©연합뉴스

 

인사혁신처는 최근 3년간 제출된 공무원 국외 교육 훈련 결과보고서 중 인공지능(AI)을 부적절하게 활용한 11건을 적발하고 훈련비 환수 등 엄중 조치에 나섰다. 전체 1,385건에 대한 전수 점검 결과, 일부 보고서에서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지어내는 'AI 환각' 현상과 문헌정보 불일치 사례가 확인되었다. 정부는 공적 자금이 투입된 연구물의 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 부처에 AI 활용 지침을 배포하고 연구 윤리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인사혁신처는 최근 3년간 제출된 공무원 국외 교육 훈련 결과보고서 1,385건을 집중 점검한 결과, 인공지능을 부적절하게 활용한 11건의 사례를 적발하고 훈련비 환수 조치에 착수했다. 이번 조치는 국가 예산이 투입된 국외 연수의 결과물이 기술적 오류와 허위 정보로 오염된 사실이 드러나며 공직 사회의 연구 윤리를 재확립하기 위해 단행되었다. 적발된 보고서들은 내용의 진실성을 결여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저해했다는 점에서 엄중한 행정 처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적발된 보고서 내부에서는 인공지능이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를 사실인 것처럼 생성하는 'AI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다수 발견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참고문헌 정보가 실제 문헌과 일치하지 않거나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가 포함되었으며, 공적 보고서에 부적절한 이모지와 특수기호가 그대로 방치된 사례도 확인되었다. 이는 공무원이 인공지능의 생성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복사하여 제출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이번에 적발된 보고서를 제출한 교육생들에 대해 이미 지급된 훈련비를 환수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국외 교육 훈련은 공무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국민 세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인 만큼, 결과물의 부실은 단순한 성실 의무 위반을 넘어 공적 자금의 낭비로 간주된다. 인사처는 이번 환수 조치를 통해 공직 사회 전반에 무분별한 AI 활용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인사혁신처는 향후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결과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확정하여 전 부처에 배포한다. 해당 지침은 연구 내용의 진실성 추구와 AI 활용 사실의 투명한 공개를 핵심 원칙으로 설정하고 있다. 또한 공정성 유지, 윤리적 활용, 비판적 시각 견지, 개인정보보호 등 6대 기본 원칙을 명시하여 기술 활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공무원들의 연구 윤리 인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보완된다. 인사처는 국외 훈련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교육을 대폭 확대하고, 인공지능 활용 시 참고문헌을 인용하는 방식을 표준화하여 검증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는 기술의 편리함에 매몰되어 공직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연구 책무를 소홀히 하는 풍토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성훈 인사처 차장은 "이번 지침 배포를 통해 공무원들이 교육 훈련 과정에서 책임 의식을 갖고 인공지능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술 발전의 흐름을 거부하기보다는 이를 올바른 궤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인공지능은 공무 수행의 보조 도구일 뿐, 최종적인 판단과 책임은 공직자 본인에게 있다는 원칙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 도입이 장려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공무원들의 기술 활용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지나치게 경직된 규제는 공직 사회의 혁신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공공 영역에서의 데이터 무결성은 국가 신뢰도와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최소한의 검증 장치와 윤리적 기준 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향후 공직 사회 내 인공지능 활용은 단순한 편의성 추구를 넘어 데이터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인사처는 이번 점검을 계기로 국외 교육 훈련뿐만 아니라 공직 전반의 보고서 작성 및 자료 활용 체계를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기술 활용만이 행정의 신뢰성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는 판단 하에 엄격한 기준 적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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