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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인권위, 퀴어축제·반대집회 동시 방문 결정... "사회적 갈등 중재와 국민 통합 우선"

이겨례 기자
안창호 인권위, 퀴어축제·반대집회 동시 방문 결정...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의 불참 방침을 철회하고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 공식 참여하여 인권 보호 활동을 재개한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성소수자 축제와 기독교 단체의 반대 집회를 동시에 방문하여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고 국민 통합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국가 기관이 특정 진영의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헌법적 가치와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균형 잡힌 인권 행정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의 불참 방침을 철회하고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 공식 참여하여 인권 보호 활동을 재개한다. 안 위원장은 22일 오전 열린 인권위 제9차 전원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열리는 올해 축제에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위원회는 축제 현장에 전용 부스를 설치하고 '인권지킴이단'을 운영하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혐오 표현과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면밀히 감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행보는 인권위가 본연의 임무인 인권 침해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공공질서 확립에 기여하겠다는 실무적 판단에 근거한다.

안 위원장은 퀴어문화축제뿐만 아니라 기독교 단체가 주도하는 반대 집회인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현장도 함께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두 행사를 모두 찾아가 서로 다른 가치관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안 위원장은 "서울퀴어문화축제 및 거룩한 방파제 통합 국민대회를 방문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모든 사람의 인권 신장과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가 기관의 수장이 대립하는 두 진영을 모두 아우름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권위의 이번 결정은 지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온 참여 기조를 복원하는 동시에 지난해 발생했던 중립성 논란을 해소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지난해 인권위는 축제 조직위와 기독교 단체 양측의 요청을 받았으나 어느 한쪽만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양측 행사 모두에 불참한 바 있다. 올해는 양측 행사를 모두 방문하는 정공법을 택함으로써 기관의 권위와 정책적 일관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소극적 대응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현장 소통을 통해 갈등의 핵심에 접근하겠다는 변화된 기조가 확인된다.

위원회는 이번 활동을 통해 성소수자 권익 보호라는 본연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반대 측의 집회 및 표현의 자유 역시 헌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권지킴이단은 양측의 행사장에서 발생하는 언어적 폭력이나 물리적 위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인권 침해 사례를 수집할 계획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향후 인권위의 공식 권고안이나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 객관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법치주의 원칙 아래 모든 시민의 기본권이 평등하게 보장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이번 현장 활동의 궁극적 목표다.

하지만 위원회 내부에서는 이번 참여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두고 위원들 사이에 상당한 의견 차이가 드러나며 진통을 겪기도 했다. 한석훈 위원은 과거 사례를 비추어 볼 때 특정 민간 행사의 참여 여부를 전원위원회 의결 사안으로 다루는 것이 부적절하며 이는 위원장의 고유한 판단 영역임을 주장했다. 그는 안건 상정 자체에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행정적 효율성과 위원회의 운영 관례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위원회 내 보수적 위원들은 기관의 의사결정이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는 상황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김용직, 이한별, 강정혜 위원 등도 안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통해 참여 의사를 확고히 밝힌 이상 해당 안건을 별도로 상정하여 논의할 실익이 사라졌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들은 위원장의 결단으로 정책 방향이 결정된 상황에서 불필요한 행정적 절차를 반복하기보다는 실질적인 현장 대응 방안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이러한 주장은 국가 기관의 의사결정 구조가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실무 중심의 행정을 강조하는 보수적 가치관과 궤를 같이한다. 위원회 운영의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시각이 이번 논의 과정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안건을 공동 발의한 이숙진, 오완호, 오영근, 소라미, 조숙현 위원 등 5명은 위원 3인 이상이 정당하게 발의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 행태는 민주적 합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조숙현 위원은 "소수 위원이 제출한 안건에 대해 상정 여부를 문제제기하면 안건 자체가 논의될 수 없게 된다"며 의결 기구로서의 인권위 기능이 위축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들은 주요 인권 현안에 대한 위원회의 공식적인 의사 표명이 절차적 투명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내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인권위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성소수자 인권 문제와 종교적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보다 정교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축제 현장에서의 모니터링 결과는 향후 인권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며 갈등 관리 모델로서의 가능성도 시험받게 된다. 국가 기관이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 보호와 다수 국민의 정서적 공감대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낼지가 향후 인권 행정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위원회는 이번 활동 이후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다 성숙한 인권 문화 정착을 위한 후속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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