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과 관련해 고발당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경찰은 사건을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재배당한 지 하루 만에 고발인 조사를 실시하며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수사는 기업의 경영 책임과 역사적 상징성 훼손 여부를 가리는 중대한 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22일 오후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김순환 사무총장을 마포청사로 불러 고발 경위와 구체적인 혐의점을 조사하고 있다. 당초 강남경찰서에 배당되었던 이번 사건은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서울청으로 이관되었으며 경찰은 재배당 직후 조사 일정을 일주일 앞당기는 등 이례적으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 주주로서 기업 운영 과정에서의 관리 및 감독 소홀에 따른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당일 진행한 '탱크 텀블러 시리즈' 프로모션과 이에 사용된 홍보 문구에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18일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사용해 민주화운동 유족과 광주시민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는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고문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사회적 공분을 샀으며 이는 단순한 마케팅 실수를 넘어선 역사적 감수성 결여로 지적받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논란이 확산되자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행사를 전면 중단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사측은 5월 15일부터 26일까지 예정된 '버디 위크' 행사 중 일부 프로모션 과정에서 부적절한 문구가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스타벅스 측은 "고객들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하며 향후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순환 사무총장은 경찰 조사 전 취재진과 만나 기업의 역사 의식 부재가 초래한 결과임을 강조하며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김 총장은 "국가적 비극인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라는 단어와 고문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사용한 것은 단순한 실수를 넘어선 의도적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업 총수가 마케팅 문구 하나하나를 직접 승인하지는 않으나 관리 책임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될지가 이번 수사의 핵심 쟁점이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마케팅 부서의 실무적 실수를 기업 총수에 대한 형사 고발로 연결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기에는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시장 질서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경제계 일부의 시각은 과잉 수사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포함하며 이는 기계적 중립성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할 대목이다.
이번 사건은 관가와 정치권으로도 번지며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 운동과 법적 규제 논의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가보훈부 장관은 스타벅스코리아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으며 행정안전부는 불매 선언을 검토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응도 가시화되고 있다. 여야 정치권 역시 5·18 민주화운동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행위를 엄벌하는 법안 발의를 추진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찰은 고발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문구 선정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정용진 회장의 소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준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브랜드 관리와 역사적 감수성에 대한 내부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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