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호를 공급한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규제지역에는 6만 6,000호 이상을 집중 배치하며,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은 예산 제한 없이 사실상 무제한으로 주택을 사들여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민간 비아파트 공급 위축에 따른 전세난을 공공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향후 2년간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대책은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계획된 기존 물량인 3만 6,000호와 비교해 두 배 이상 확대된 파격적인 수준이다. 특히 서울 전역과 경기권 규제지역에는 전체 물량의 70% 이상인 6만 6,000호를 배정해 주거 선호도가 높은 도심 내 공급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민간 시장의 비아파트 공급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서민 주거 사다리가 끊길 위기에 처한 점이 이번 정책의 핵심 배경이다. 최근 3년간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과거 10년 평균치와 비교해 20%에서 30%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아파트보다 건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비아파트의 특성을 활용해 단기간에 전월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정부는 규제지역의 경우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목표치를 상회하는 물량도 적극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올해 편성된 주택도시기금 매입임대 예산은 12조 원 규모이나, 필요시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민간 공급이 장기 평균 이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규제지역 매입임대를 무제한으로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급 유형별로는 규제지역 내 신축 주택 5만 4,000호와 기존 주택 1만 2,000호를 각각 확보할 예정이다. 매입 기준도 대폭 완화하여 기존의 동 단위 매입 방식에서 벗어나 부분 매입을 허용하고, 최소 매입 기준도 서울은 10호까지 낮춘다. 규제지역 내 기존 주택을 사들일 때는 건축 연한 제한을 적용하지 않아 매입 대상의 폭을 넓히는 조치도 병행하기로 했다.
신축 매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과 대금 지급 방식도 전면 개편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지 확보 지원금을 토지비의 80%까지 상향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PF 대출 보증을 확대해 사업자 자부담을 10% 수준으로 낮춘다. 기존 공정률에 따른 대금 지급은 3개월 단위로 단축해 사업자의 자금 순환을 돕고 공사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공 매입 주택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표준 평면도를 제공하고 사전 컨설팅 제도를 도입하여 품질 균질화를 도모한다. 관리의 투명성을 위해 신탁사 대리사무 방식을 활용하며, LH와 HUG가 신탁 우선수익권 1순위를 확보해 사업 부실에 따른 리스크를 차단한다. '선착공 후검증' 방식을 도입해 착공 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사업 지연 시에는 약정 해지 등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해 관리를 강화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전세 사기 우려로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에 안전한 주거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비아파트 시장의 걸림돌이었던 전세 사기 우려를 공공 매입임대 사업으로 해소해 수요자들에게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민간이 꺼리는 리스크를 공공이 흡수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특정 지역에 대규모 공급이 쏠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규제지역 도심 내 단기간에 공급이 집중되는 만큼 인프라 수용 능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도심 내 인프라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공급 물량 확보에만 치중할 경우 교통 혼잡이나 교육 시설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전월세 시장의 안정 여부는 공공 매입의 속도와 민간 사업자의 적극적인 참여도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서민과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고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공급이 실제 시장 가격 안정과 주거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