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세종시장 토론회, '1,500억 대 2,000억' 부채 책임론 격돌…행정수도 개헌 실효성 공방

음영태 기자
세종시장 토론회, '1,500억 대 2,000억' 부채 책임론 격돌…행정수도 개헌 실효성 공방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세종시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TV 토론회에서 세종시 부채 급증의 책임 소재와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헌법 개정 여부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후보는 최민호 시장 임기 중 채무가 1,567억 원 늘어났다고 비판했으나,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는 조 후보의 부시장 재임 시절 2,000억 원의 부채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재정 악화의 원인자로 지목했다. 행정수도 완성 방법론에서도 특별법 우선 추진과 헌법 개정 병행론이 팽팽히 맞서며 정책적 견해차를 극명히 드러냈다.

세종시의 미래 권력을 설계할 시장 후보들이 재정 건전성과 헌법적 지위 확보라는 핵심 현안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지난 20일 대전MBC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국민의힘 최민호, 개혁신당 하헌휘 후보는 각자의 행정 철학을 내세우며 상대 후보의 정책적 실책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특히 세종시의 만성적인 세수 부족과 부채 누증 문제는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며 후보 간 신뢰도 싸움으로 번졌다.

조상호 후보는 행정수도 세종의 완성을 위해 헌법 개정 없이도 특별법 제정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속도감 있는 추진을 약속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으로서 행정수도 완성을 국정 과제에 반영했던 이력을 강조하며 선거 이후 대통령 및 민주당과 협력해 국민의힘을 설득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조 후보는 "행정수도 특별법 공청회에 전문가들이 동의한 만큼 강력한 추진력으로 실질적인 수도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최민호 후보는 실질적인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서는 헌법에 '수도를 세종시로 한다'는 명문 규정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부가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도 행정수도 조항을 제외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특별법 통과와 헌법 개정의 병행 추진이 정공법임을 분명히 했다. 최 후보는 법적 무결성을 갖추지 못한 임시방편식 입법보다는 국가 근간인 헌법을 통한 근본적인 지위 격상이 세종시의 백년대계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논리를 폈다.

개혁신당 하헌휘 후보는 거대 양당이 국회 의석을 상당수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명문화에는 소극적이라며 정치적 이기주의를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다른 법안들은 강행 처리하면서 유독 세종시 관련 특별법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점을 꼬집으며 양당 정치의 무능함을 지적했다. 이에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아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고 책임을 돌리며 상대 진영의 비협조를 부각했다.

최 후보는 과거 공청회 불참의 원인이 민주당의 부동산 관련 법안 강행 통과에 따른 정당한 보이콧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율배반적 행태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민주당이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일삼으면서 특정 법안의 미처리를 야당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전형적인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시장 질서와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최 후보의 논조는 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세종시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재정 분야에서는 최민호 시장 임기 동안 늘어난 1,567억 원의 채무가 도마 위에 오르며 조 후보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조 후보는 최 후보가 꽃 박람회 등 대규모 행사에만 집중하며 세종시의 재정 운영을 파탄 지경에 이르게 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특히 비상금 성격인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수백억 원대에서 현재 1억 2,500만 원 수준으로 급감한 사실을 공개하며 시정 운영의 방만함을 지적했다.

최 후보는 조 후보가 부시장으로 재임했던 2020년부터 2021년 사이에 이미 2,000억 원의 부채가 발생했다는 데이터를 제시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조 후보가 1년에 1,000억 원씩 부채를 늘린 장본인인 반면 본인의 임기 중 부채 증가 폭은 연간 400억에서 5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재정 건전성 악화의 시발점이 전임 시정부와 당시 부시장이었던 조 후보에게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고갈 논란에 대해서도 최 후보는 중앙정부의 방침에 따른 적법하고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19 여파와 경제 위기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으며 기금 활용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범정부적 대응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는 재정 운영의 효율성과 위기 관리 능력을 강조하는 보수적 행정 가치를 대변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하 후보는 양당 후보의 공방을 무능한 정치의 전형으로 규정하며 세종시의 젊은 층을 공략하는 참신한 대안론을 제시했다. 세종시의 평균 연령인 39세와 본인의 나이가 같다는 점을 내세운 그는 시민의 고민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세종시 4번 타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거대 양당의 소모적인 책임 공방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시민의 삶을 보듬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하 후보의 주장은 토론회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조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본인이 행정수도 세종의 설계도를 직접 만든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자족 기능 확충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공약했다. 그는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행정수도 완성을 마무리 짓는 '진짜 세종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종시의 태동부터 함께해온 본인의 전문성과 경험이 도시의 완성 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한 것이다.

최 후보는 시민의 이익보다 당론을 앞세우는 정치를 경계해야 한다며 세종의 미래를 위해 본인을 선택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세종시의 이익이 흔들릴 때 침묵하지 않는 시장, 민주주의와 도시의 자존심을 지키는 시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번 토론회는 세종시가 당면한 재정 위기 극복과 행정수도의 법적 지위 확보라는 두 가지 난제를 누가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었다.

향후 세종시장 선거는 부채 책임론에 대한 유권자들의 판단과 행정수도 완성 방식에 대한 정책적 선호도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특히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잔액 수치와 부채 증가 원인에 대한 양측의 팽팽한 데이터 싸움은 투표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민들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실제 지표가 가리키는 재정 운영의 건전성과 실현 가능한 행정수도 완성 전략을 냉정하게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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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장 토론회, '1,500억 대 2,000억' 부채 책임론 격돌…행정수도 개헌 실효성 공방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