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태원 특조위)의 핵심 간부인 조사국장이 법 위반 및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하며 조직 운영의 파행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유가족 13명은 조사국장이 지위를 남용해 독립적인 조사 활동을 위축시키고 행정적 의무를 방기했다고 주장하며 사법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번 사태는 국가 예산이 투입된 공적 기구의 내부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번진 사례로 향후 조사 위원회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13명은 22일 오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한상미 이태원 특조위 조사국장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적용된 혐의는 이태원참사특별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및 직무유기 등 총 4가지에 달한다. 유가족들은 한 국장이 조사국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조사 업무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조직 내부의 갈등을 증폭시켜 결과적으로 참사의 진상 규명을 방해했다고 소명했다.
고발장에 적시된 내용에 따르면 한 국장은 특정 직원에게 조사 업무와 무관한 인사 문제나 조직 내 계파 갈등, 외부 대응 전략 수립에 개입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성원들에게 특정 방향의 입장 표명을 강요하거나 대응 기조를 일방적으로 유도함으로써 객관적이고 중립적이어야 할 조사 활동을 위축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러한 행위는 특별법이 보장하는 조사관의 독립성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며 조직의 효율적 운영을 저해하는 중대한 결격 사유로 지적된다.
특조위의 행정적 마비 현상은 유가족들의 실질적인 권리 침해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직무유기 혐의의 핵심 근거가 된다. 유가족 측은 특조위가 작년 7월 이후 접수한 진상규명조사 신청서에 대해 법적 의무 사항인 접수 증명원을 현재까지 교부하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는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할 행정 절차법과 특별법상의 규정을 무시한 처사이며 유가족들이 국가 기구에 기대했던 최소한의 신뢰를 무너뜨린 행위로 평가받는다.
현재 한 국장은 조직 내 주도권 확보를 위한 권력 다툼 과정에서 부하 직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으로 내부 감찰 및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특조위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직의 화합보다는 사적 영향력 확대에 치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핵심 과제인 진상 규명 속도가 현저히 늦어지고 있다. 법치주의와 시장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시각에서 볼 때 이는 국가 행정력의 낭비이자 공적 기구의 책임성 상실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상미 국장은 자신을 향한 유가족과 내부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직 관리 차원에서의 정당한 지휘권 행사였을 뿐 법적 한계를 일탈하거나 조사를 고의로 방해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방적인 고발 사실만으로 개인의 명예와 직무 수행 능력을 폄훼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조직 일각에서 제기된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고발 사태가 특조위의 공신력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며 엄정한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률 전문가는 "국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기구의 간부가 해당 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것은 법적 무결성에 심각한 흠결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조사 기구의 생명은 중립성과 투명성에 있는 만큼 경찰은 한 점 의혹 없이 사실관계를 밝혀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접수된 고발장을 검토한 뒤 조만간 유가족 측 대리인과 한 국장을 차례로 불러 대질 심문 등 정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특조위의 인적 구성과 운영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향후 발표될 최종 조사 보고서의 권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진실을 밝혀야 할 특조위가 스스로 갈등의 발원지가 된 현 상황에 대해 국민적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공공 기구의 운영은 법과 원칙에 기반해야 하며 사적인 이해관계나 조직 내 권력 투쟁이 공적 이익을 앞설 수 없다. 이번 사태는 향후 유사한 특별 기구 설립 시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보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를 통해 조직의 비정상적 요소를 제거하고 본연의 임무인 진상 규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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