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감사 결과 동대문·관악·강북구 등 3개 자치구에서 금지된 전기·정보통신공사 하도급과 공사비 과다 청구 등 총 17건의 위법·부당 사례가 드러났다. 특히 동대문구에서는 1억여 원 규모 공사에서 실제 투입되지 않은 인력과 장비를 부풀려 수백만 원의 정산금을 편취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시는 해당 업체들을 고발 조치하고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공무원들에게 주의 처분을 내리는 등 엄중 문책에 나섰다.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실시한 자치구 전기·정보통신공사 하도급 관리실태 감사에서 동대문구, 관악구, 강북구 등 3개 구청의 위법 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번 감사는 2023년 1월 1일 이후 준공되거나 계약이 체결된 공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시는 총 17건의 행정 및 사법 조치를 결정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법적으로 금지된 하도급을 자행하거나 허위 서류를 제출해 공사비를 가로채는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대문구는 도급비 1억 1,000여만 원 규모의 사업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시공 업체의 불법 하도급 행위를 파악하지 못한 책임이 확인됐다. 해당 공사를 수급한 업체는 2023년 12월경 토공사와 포장공사, 구조물공사, 석축보수작업 등 주요 공정의 일부를 제3의 업체에 무단으로 위임했다. 현행 전기공사업법은 수급인이 도급받은 전기공사를 다른 자에게 다시 도급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위법 행위는 단순히 하도급에 그치지 않고 공공 재정의 손실로 이어지는 대금 부풀리기 수법으로까지 확대됐다. 동대문구의 해당 업체는 실제 현장에 투입되지 않은 토사와 콘크리트, 장비 및 인력을 사용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준공 정산금을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가 과다 지급받은 금액은 약 630만 원으로 집계됐으며 시는 이 대금을 즉각 환수할 것을 자치구에 통보했다.
자치구 공무원들의 관리 감독 부실은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토대가 되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동대문구 공무원은 공사감리를 별도로 발주하지 않고 직접 감독을 맡았음에도 시공 기술자 명부조차 작성하지 않았다. 공사 일지와 검사요청서, 안전 관련 자료 등 필수 서류를 제출받지 않은 탓에 업체가 자행한 불법 하도급과 대금 편취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했다.
관악구 역시 전기공사 분야에서 발생한 불법 하도급 사례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감사 결과 밝혀졌다. 서울시는 관악구 사례에 대해서도 하도급을 주고받은 업체 관계자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하도록 조치했다.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지도 및 감독 소홀을 근거로 통보 또는 주의 처분이 내려졌다.
강북구에서는 공사 현장의 책임자인 현장대리인 관리 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노출됐다. 공사를 도급받은 업체에서 이미 퇴사한 직원이 현장대리인 직함을 유지하며 업무를 수행했으나 담당 공무원은 이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이는 건설 현장의 안전과 품질을 책임져야 할 관리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였음을 시사한다.
전기공사업법 위반은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로 간주되어 엄격한 사법 처리가 뒤따른다. 법률에 따르면 하도급 금지 규정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 공사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불법 하도급과 대금 부풀리기는 엄단해야 할 사단이며 철저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건설 현장 관계자들은 전문 인력 수급의 어려움이나 공기 단축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법치주의 원칙과 공정 경쟁의 가치를 고려할 때 이러한 관행적 위법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시의 확고한 입장이다.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부실시공의 위험을 초래하는 하도급 구조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적폐로 분류된다.
서울시는 이번 감사에서 적발된 총 17건의 조치 사항 중 강북구 관련 2건에 대해서는 이미 조치를 완료했다. 나머지 동대문구와 관악구의 고발 및 환수 절차는 현재 진행 중이며 시는 이행 여부를 끝까지 추적할 방침이다. 자치구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 교육 강화와 함께 하도급 관리 시스템의 디지털화 등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향후 서울시는 자치구뿐만 아니라 시 산하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사로 감사의 폭을 확대할 계획이다. 불법 하도급 업체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공공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강력한 제재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납세자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공공 공사 현장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은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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