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충북 지방선거 10일 앞두고 사찰 집결한 여야, '통합'과 '견제'로 갈린 부처님오신날 표심 잡기

음영태 기자
충북 지방선거 10일 앞두고 사찰 집결한 여야, '통합'과 '견제'로 갈린 부처님오신날 표심 잡기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부처님오신날, 충북 지역 여야 후보들이 도내 주요 사찰을 방문하며 막판 표심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충북지사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신용한 후보와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는 각각 도정 통합과 권력 독주 견제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불심 공략에 나섰다. 이번 선거를 통해 충북에서는 도지사와 기초단체장 등 지역 사회를 이끌어갈 총 191명의 일꾼이 최종 선출될 예정이다.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분수령으로 꼽히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충북 지역 여야 후보들이 도내 전역의 사찰을 순회하며 유권자 접촉면을 극대화했다. 선거가 불과 10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각 후보 진영은 종교계 표심이 부동층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는 분위기다. 이번 선거는 충북도지사 1명을 비롯해 교육감 1명, 기초단체장 11명 등 총 191명의 지역 공직자를 선출하는 대규모 선거로 총 349명의 후보가 출마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용한 충북지사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보은 법주사를 방문하여 불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행보를 보였다. 신 후보는 부처님오신날이 지닌 상생의 가치를 정치적 자산으로 연결하며 갈등을 넘어선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오후 일정으로 이시종 전 충북지사와 임호선 도당 상임선대위원장과 동행하며 영동군과 청주시 일대를 순회하는 등 당 조직력을 과시하며 유세 화력을 집중했다.

신용한 후보는 현장에서 도민 모두를 하나로 아우르는 통합 도정의 실현 가능성을 피력하며 상대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신 후보는 "부처님오신날의 의미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편 가르기와 정치적 대립을 넘어 도민 모두를 하나로 품는 통합의 도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선거 국면에서 격화될 수 있는 진영 간 대립을 완화하고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재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는 이른 아침인 오전 8시 오송 호수공원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만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김 후보는 이어 영동 중앙신협과 법주사, 옥천 등지를 차례로 방문하며 현 정권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지방 권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현장을 누비며 특정 정당의 권력 독점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하며 보수층 결집과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심리를 공략했다.

김영환 후보는 야당의 견제와 균형 원리를 내세우며 지방 행정의 효율성과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했다. 김 후보는 "입법·행정·사법을 모두 장악한 민주당이 지방권력까지 가져가게 된다면 견제와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견제와 균형을 위해 지방권력만큼은 야당이 맡아야 하며 충북에서부터 권력 독주를 막아내야 한다"고 덧붙이며 유권자들의 심판론에 불을 지폈다.

충북의 수부 도시인 청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역시 시내 주요 사찰을 중심으로 치열한 유세 경쟁을 전개하며 지역 민심을 살폈다.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후보는 용화사를 비롯한 시내 주요 사찰을 방문하여 불교계 인사 및 신도들과 소통하며 지역 발전을 위한 비전을 공유했다. 이 후보는 종교계의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낮은 자세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현장 중심의 행보를 이어갔다.

연임을 목표로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이범석 청주시장 후보는 청원구 유세 차량 인사를 시작으로 성안길과 용화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이 후보는 지난 임기 동안 쌓아온 행정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시정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시민들과의 직접적인 대면 접촉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생활 밀착형 공약을 전달하며 지지세 확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천 지역에서도 여야 후보들이 각각 사찰을 찾아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를 멈추지 않으며 선거 열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천 후보는 복천사를 방문해 신도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적임자임을 내세웠고, 국민의힘 김창규 후보는 자은사를 찾아 불심을 공략했다. 각 후보는 지역적 특색에 맞는 공약을 제시하며 부동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막판 총력전에 사활을 거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선거가 임박함에 따라 종교 행사가 정치적 선전의 장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정 종교의 기념일을 맞아 후보들이 대거 집결하는 것이 자칫 정책 대결보다는 세 과시 위주의 선거전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후보들 입장에서는 단시간에 많은 유권자를 대면할 수 있는 사찰 방문이 선거 전략상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일정이라는 점이 현실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열흘간 충북 지역의 선거전은 부동층의 향방과 각 진영의 조직 가동률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사찰 유세에서 확인된 민심의 흐름이 실제 투표소까지 이어질지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 지역 유권자들이 후보들이 제시한 통합과 견제의 가치 중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각 후보는 남은 기간 법정 선거 운동의 테두리 안에서 최후의 일각까지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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