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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보안 빗장 풀고 '챗GPT' 전격 도입... DX 부문 AX 비전 가속화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 보안 빗장 풀고 '챗GPT' 전격 도입... DX 부문 AX 비전 가속화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업무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그간 엄격히 제한해온 챗GPT 등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사내 활용을 전격 허용한다. 오는 6월부터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3종의 AI 서비스를 공식 론칭하며 본격적인 인공지능 전환(AX) 시대를 선언한다. 보안 민감도가 높은 DS(반도체) 부문은 기존의 제한적 사용 방침을 유지하며 효율성과 보안 사이의 정교한 균형을 꾀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내 보안의 성역으로 여겨졌던 외부 생성형 AI의 빗장을 과감히 열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DX 부문은 오는 6월 중 챗GPT를 포함한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업무 현장에 공식 도입한다는 방침을 확정하고 이를 사내에 공지했다. 이는 보안 리스크를 이유로 자체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 활용만을 권고해온 기존의 폐쇄적 운영 기조에서 탈피하여, 고성능 외부 툴을 통한 실질적인 업무 혁신을 선택한 전략적 결단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핵심 자산인 기술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외부 AI가 선사하는 압도적인 업무 효율성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이번 결정의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약 두 달간 임직원 2,500명을 대상으로 챗GPT, 구글 제미나이, 앤스로픽 클로드 등 주요 AI 3종에 대한 기술 검증(PoC)을 진행하며 실무 적용 가능성을 면밀히 타진했다. 검증 결과 외부 생성형 AI가 소프트웨어 코딩, 문서 요약, 시장 데이터 분석 등 다방면에서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낸다는 점이 증명되었다.

이번 조치는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강조해 온 '인공지능 전환(AX)' 비전을 구체적인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실질적 행보로 평가받는다. 노 사장은 그간 모바일과 가전 등 완제품 전 영역에 AI를 이식하는 전략을 추진하며 임직원 개개인의 업무 방식 또한 AI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함을 역설해 왔다. 삼성전자는 외부 AI 도입을 통해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고 창의적 기획과 서비스 경쟁력 제고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보안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삼성전자는 강력한 안전장치를 병행 가동하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외부 생성형 AI 사용 권한은 별도의 보안 교육을 이수하고 관련 서약서를 제출한 임직원에게만 선별적으로 부여할 예정이다. 이는 무분별한 데이터 입력으로 인한 기밀 유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법적 문제에 대한 임직원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자체 개발한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와의 시너지 창출 또한 이번 서비스 론칭의 핵심적인 축을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가우스를 고도화하여 보안이 필수적인 내부 데이터 처리와 특화 업무에 활용하는 동시에, 범용성이 높은 외부 AI를 병행 사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무 생산성 및 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신 외부 AI와 삼성 가우스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기술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기술 보안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DS(반도체) 부문은 이번 전면 허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보수적인 접근 방식을 유지한다. 반도체 설계 도면이나 공정 기술 등 국가 핵심 기술에 준하는 정보가 외부 서버로 유입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DS 부문 임직원은 사내 결재 절차를 거쳐 승인을 받은 특수한 경우에 한해서만 외부 AI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는 시장 질서와 법치에 기반한 엄격한 보안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외부 AI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장기적으로 자체 기술 경쟁력이 약화되거나 예상치 못한 보안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특히 생성형 AI의 특성상 입력된 데이터가 학습에 활용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은 기업 입장에서 상존하는 위협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AI 도입 속도전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실익을 우선시하는 실용주의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가 국내 산업계 전반의 AI 도입 표준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 거인이 외부 AI를 공식 업무 프로세스에 편입시킨 것은 기술적 효용성이 보안 리스크를 상쇄할 만큼 성숙했다는 신호다"라고 진단했다. 결국 보안 통제력을 유지하면서도 외부의 혁신 기술을 얼마나 유연하게 흡수하느냐가 향후 삼성전자의 디지털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외부 AI 활용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서비스 범위를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보안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 AI 활용 성과를 지표화하여 부서별 최적화된 AX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도구 도입을 넘어 기업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려는 거대한 실험의 시작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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