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전력이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요금제 선택 폭을 넓히고 향후 6개월간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자동으로 적용하는 보완책을 시행한다. 계약전력 300kW 미만의 일반용 전력(갑) Ⅱ 이용자 약 29만 호는 오는 6월 1일부터 기존의 계절·시간대별 차등 요금제 대신 단일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자영업자의 전기요금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기 위해 요금 체계를 개편하고 다음 달부터 6개월간 최적 요금을 자동으로 적용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은 일반용 전력(갑) Ⅱ를 적용받는 이용자도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요금이 변동되는 방식이 아닌 단일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계약전력 300kW 미만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주요 대상으로 하며 시장의 자율적인 요금 선택권을 보장하는 데 목적을 둔다.
현행 일반용 전력(갑) 요금 체계는 전력 사용량과 계량 방식에 따라 Ⅰ과 Ⅱ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다. 전체 330만 호의 일반용 전력 이용자 중 약 9%인 29만 호가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Ⅱ 요금제를 적용받고 있으며 나머지 91%는 단일 요금제인 Ⅰ 요금제를 사용한다. 한국전력은 이번 개편을 통해 Ⅱ 요금제 이용자들도 Ⅰ 이용자와 동일한 수준인 고압A 단일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주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제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영업자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자동 최저 요금 적용' 시스템을 가동한다. 해당 기간 전기요금 고지서에는 기존 요금제와 새로 도입된 단일 요금제로 계산된 금액이 동시에 제시되며 이용자에게 더 유리한 금액이 자동으로 청구된다. 이용자는 6개월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인의 전력 소비 패턴을 확인한 후 12월부터 자신에게 유리한 요금제를 최종적으로 선택하면 된다.
업종별 특성에 따라 이번 요금제 선택권 확대의 수혜 폭은 상이하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기후부는 24시간 내내 전력을 고르게 사용하는 업종보다 주로 저녁 시간대에 영업이 집중되는 자영업자가 단일 요금제를 선택했을 때 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전력 측은 "PC방이나 숙박업소 등 업주가 전력 사용 시간대를 임의로 조정하기 어려운 업종에서 단일 요금제를 택할 경우 상당한 요금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계절과 시간대별로 요금을 차등화하여 수요를 분산하려는 기존 정책 기조와는 다소 배치되는 측면이 존재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로 전력 수요를 유도하기 위해 낮 시간대 요금을 인하하고 저녁 시간대 요금을 인상하는 개편안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정책 방향이 자영업자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는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요금제 보완책이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출력 제어 완화와 전력 수요 이전을 목표로 하는 에너지 전환 정책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기후부 관계자는 "선거와 관련된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으며 내달 시행되는 계시별 요금제 개편에 앞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기술적인 보완책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대규모 전력 소비자의 수요 이전 효과를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산업용과 대규모 일반용, 교육용 이용자들에게서는 여전히 수요 이전 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출력 제어를 완화하는 효과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산업용(을) 이용자에게는 이미 지난 4월 16일부터 개편된 요금제가 적용 중이며 일반용(을)과 산업용(갑) Ⅱ 등은 예정대로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향후 자영업자들은 개별 사업장의 전력 소비 시점과 총량을 면밀히 분석하여 12월 최종 선택에 대비해야 한다. 전력 당국은 실시간 검침 인프라를 확충하고 이용자들이 자신의 에너지 소비 패턴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강화할 방침이다. 에너지 효율화라는 대전제와 자영업자 보호라는 민생 현안 사이에서 정부가 내놓은 이번 절충안이 시장 질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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