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전혁 서울교육감 후보 ‘동성애 교육 추방’ 현수막 파문… 교육계 혐오 표현 중단 촉구

김영 기자
조전혁 서울교육감 후보 ‘동성애 교육 추방’ 현수막 파문… 교육계 혐오 표현 중단 촉구
©연합뉴스

 

조전혁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시내 곳곳에 설치한 ‘동성애 교육 추방’ 현수막을 두고 교육계와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진보 진영 후보들은 해당 표현이 성소수자 학생을 배제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행위라며 즉각적인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 후보는 이에 대해 반대는 혐오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사회적 합의를 위한 교육적 기준 설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전혁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내건 선거 현수막의 문구가 교육 현장의 인권 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서울 교육감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서울 시내 주요 지점에 설치된 이 현수막은 동성애 교육의 완전한 배제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성소수자 학생과 교직원의 존재 부정 논란을 일으켰다. 교육계는 공교육의 수장을 자처하는 후보가 특정 집단을 차별하는 언어를 공공연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번 사안을 성소수자 구성원에 대한 명백한 배제 선언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전교조는 성명서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며 조 후보의 행보가 법적·윤리적 한계를 넘어섰음을 지적했다. 특히 2022 개정 교육 과정에서 이미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삭제된 상태임을 강조하며, 존재하지 않는 교육 과정을 선거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 진영 후보들도 조 후보의 현수막 정치를 일제히 규탄하며 혐오 표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홍제남 후보는 정견 발표 현장에서 "모든 아이의 정체성이 존중받는 것이 민주주의 교육의 시작"이라며 교육감 후보가 아이들에게 혐오를 가르치는 현실을 강하게 질타했다. 정근식 후보 역시 논평을 통해 특정 학생 집단을 '추방'의 대상으로 표현한 것은 교육이 지켜야 할 기본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한만중 후보는 조 후보의 자격 미달을 주장하며 현수막의 즉각적인 철거와 사과를 공식 요구했다. 한 후보는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인물에게 서울 교육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교육 현장의 안정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들 또한 해당 현수막이 옥외광고물법과 행정안전부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자발적인 신고 운동을 전개하는 등 집단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선거 현수막이라 할지라도 차별적 문구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부정하는 표현을 담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존재한다. 행정안전부 가이드라인은 특정 계층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극단적으로 부추기는 광고물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현수막 문구가 공직선거법상 허용되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 후보의 이른바 '강성 보수'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앞서 출마 선언 당시에도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개최 금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는 당시 이를 '1호 공약' 수준으로 강조하며 보수층 결집에 주력했으나, 교육계 내부에서는 공공기관의 중립성과 다양성 존중 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번 현수막 논란은 이러한 조 후보의 교육 철학이 선거전이 본격화됨에 따라 더욱 선명하게 표출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조전혁 후보는 자신의 주장이 혐오가 아닌 정당한 가치관의 표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조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지금은 우리 사회가 세상의 기준과 질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다시 해야 할 시점"이라며 교육이 그 기준을 세우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보수적 가치관을 지지하는 학부모와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며, 교육의 본질을 바로 세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장 질서와 법치를 중시하는 보수 진영의 시각에서 볼 때, 이번 논란은 교육 현장의 이념적 편향성을 바로잡으려는 시도와 인권 보호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으로 분석된다. 조 후보 측은 기존의 성교육이나 인권 교육이 사회적 합의 없이 급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통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표현의 방식이 특정 대상을 공격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중도층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교육감 선거가 정책 대결이 아닌 혐오와 배제의 언어로 얼룩지는 것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학 전문가는 "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에서 특정 집단을 배척하는 용어가 등장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교육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법적 허용 범위를 떠나 교육적 관점에서의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이념적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와 관계 당국이 해당 현수막의 위법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이번 논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행정적 제재나 철거 명령이 내려질 경우 조 후보의 선거 전략은 차질이 불가피하겠으나, 반대로 정당한 선거 운동으로 인정받을 경우 보수 진영의 결집력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서울 교육의 방향타를 쥐게 될 이번 선거는 결국 가치관의 충돌을 넘어 법적·사회적 허용 한계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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