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후보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20여 년 전 신행정수도법 위헌 결정의 정당성을 두고 격돌했다. 조 후보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어처구니없다"고 비판하자, 최 후보는 이를 "헌재 권위를 무시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맞서며 법치주의와 지역 정체성을 둘러싼 공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세종시장직을 놓고 경쟁하는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후보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과거 행정수도 건설의 법적 근거였던 신행정수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이번 논쟁은 지난 24일 개최된 TV 토론회에서 조 후보가 관습헌법을 근거로 한 위헌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양측은 26일 각각 논평과 성명을 발표하며 상대방의 국가관과 세종시 건설에 대한 진정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상호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과거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 논리를 내세워 세종시 건설에 급제동을 걸었던 사실을 "어처구니없는 위헌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최민호 후보는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무시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는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지역적 과제와 사법적 최종 판단의 권위라는 헌법적 가치가 충돌한 지점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과 조 후보 측은 최 후보의 반박이 세종시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위험한 인식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측은 논평을 통해 최 후보가 행정수도 위헌 결정의 근거가 된 관습헌법 논리를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과거 위헌 논리에 발목 잡힌 인물이 세종시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이들의 핵심 논지다.
최민호 후보 선거캠프는 민주당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문해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최 후보 측은 성명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옹호하거나 관습헌법 논리를 두둔한 적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사법부의 판결 내용을 공개적으로 부정하며 헌법재판소 위에 서서 호령하려는 조 후보의 태도가 오히려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방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후보는 헌재 판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공유하는 지역 여론에 호소하며 행정수도 완성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최 후보는 법치주의와 헌정 질서 준수라는 보수 진영의 핵심 가치를 내세워 상대 후보의 자질론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사법부 판결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 선거 국면에서 과도하게 증폭되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사법부의 판결에 대한 학술적·정치적 비판은 가능하지만, 이를 선거용 프레임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소지가 있다"고 제언했다. 헌법적 가치와 지역적 특수성 사이의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세종시가 직면한 실질적인 정책 대결을 가리고 과거의 법리 논쟁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계적 중립의 관점에서 볼 때, 양측 모두 세종시의 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상대의 발언을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극단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시각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유권자들에게 정책적 비전보다는 이념적 선명성만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 후보 측은 조 후보가 이른바 '조작 기소 특검법' 등 다른 헌법적 쟁점에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유독 과거 헌재 판결만 문제 삼는 점을 꼬집었다. 일관성 없는 헌법관이 행정수도의 수장이 되려는 후보자로서 적절한지 묻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공방은 세종시의 헌법적 지위 확보를 위한 향후의 개헌 논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이번 관습헌법 논쟁은 세종시의 실질적인 행정수도 지위 명문화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행정수도라는 특수성을 지닌 세종시에서 헌법적 정당성 확보는 여야를 막론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법적 비전과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여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투표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